매거진 나의 교단

운명은 만들어 가는 것

운명이란 건 있는 걸까?

by 커피홀릭


사람들은 쉽게 운명이란 단어를 쓴다.


우리 반 아이와 상담을 하는데

그 아이는 자신이 공부를 못할 운명을 타고났다며 어차피 해도 안될 것이기에 다른 것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덩치는 나보다 훨씬 큰 녀석이

주저하다 힘들게 꺼낸 말이 ‘운명’이란 단어라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운명은 만들어 가는 거야. 너의 지금이, 순간순간의 선택이 모여서 미래의 너를 만들어 가는 거야. 그게 운명이야.’라고 말했다.


아이는 내 말을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다.


상담을 끝내고 교무실 창밖으로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는 운동장을 내려다보았다.


운동장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문득

‘진짜 운명이란 게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사실 운명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 속 상투적인 대사들에 등장하는 ‘운명’이란 단어가 낯간지럽고 ‘운명’이란 단어보다는 ‘의지, 선택’ 등의 단어를 훨씬 많이 사용한다.


심리학과 교양수업에서 배웠던 몇몇 심리학자들은 사랑도 운명이 아닌 선택과 의지라고 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택하고 결심하는 것이지, 사랑에 빠진다는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에 격하게 공감하며, 심지어 우리 반 학생에게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매사에 노력하라고 지도했다.


난 종교가 없지만 만약 운명을 주관하는 신이 있다면, 나의 이러한 행실(?)이 가소로울 것이다.


하지만, 운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고 싶다.


모든 게 정해져 있다면, 내가 하는 수많은 선택과 노력들이 너무 하찮고 부질없이 느껴질 것 같다. 운명이란 없다고, 아니 운명이란 내가 만들어 가는 거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이런 내 신념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또 내일도 주어진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매 순간 행복해하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해하며 밝고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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