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교단

여교사에 대한 인식

나는 결혼을 잘하기 위해서 교사가 된 것이 아니다.

by 커피홀릭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 그리고 지금도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일등 신붓감'이란 표현이다. 부모님은 내가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옆에서 내심 뿌듯해하셨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나는 상당히 불쾌하다. 나는 결혼을 잘하기 위해 교사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20대의 중학교 여교사인 나를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 삶에 대한 경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교육경력의 측면에서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우리 반의 한 학부모와 상담을 하는데 그 어머니께서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아직 아이를 낳아보지도, 키워보지도 않았으니 우리 아이에 대해서 알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출산과 양육이라는 정말 값진 경험을 해보지 않은 내가 아이들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 얼마나 미숙한지 뼈저리게 학교 생활을 통해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교사는 '시집을 잘 가는 직업'이라고 말을 할 때면 나는 참 불편하다. 물론 그런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생각을 가진 나와 나의 몇몇 동료들은 이러한 일반화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나라에서든, 문화권에서든 어린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행위는 고귀하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지식의 전달, 즉 교육이 정말 값어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늘 아는 것이 힘이라고 생각해 왔으며 오랫동안 공부를 하는 사람을 지성인으로 치켜세우고 공부를 통해 개천에서 난 용을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특히 우리나라는 교육 전달의 주체인 교사에 대한 엄격한 사회적 도덕성이 요구되었으며 어떤 사회적 가십의 대상이 일반인이 아니라, 교사일 때 더욱더 가혹한 비난이 쏟아졌다. 나는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교사에게 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필요한 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말 그대로 미숙한 대상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사람이기에 좋은 인성과 도덕적인 의식이 요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결혼을 잘하기 위한 직업'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학부모도, 자신의 딸에게 남녀차별적 발언을 하는 교사를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자신의 자식들에게 '사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열심히 하는 자에게는 성별에 상관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길 바라지, 결혼을 잘하기 위한 직업에 대해 이야기 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남녀평등에 대해 앞서 이야기하고 올바른 세계관을 펼쳐 교육해야 하는 교사들에게 가부장적 사고가 다분한 '시집 잘 가는 직업'이라는 표현으로 수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교육계에서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진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표현처럼 교사부터가 그러한 편견에서 자유로워야 보다 멋진 교육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일등 신붓감이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대답한다.

"저는 결혼을 잘하기 위해서 교사가 된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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