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크랙이 났다.
팡, 하는 소리. 이제 배출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곧바로 뺐다. 결과는 산미만 강하고 바디가 없는 커피였다.
다음엔 좀 더 기다렸다. 15초, 20초. 단맛이 살아났다. 30초, 40초. 이번엔 쓴맛이 올라왔다.
그 몇 초 안에 커피의 인상이 결정되고 있었다.
DTR이란 무엇인가
1차 크랙부터 배출까지의 시간을 DT(Development Time)라 한다. 전체 로스팅 시간에서 DT가 차지하는 비율이 DTR(Development Time Ratio)이다.
이 수치가 향미의 농도와 여운을 결정짓는다.
※ 이 수치는 생두의 특성, 장비, 프로파일링 방향에 따라 유동적이며 절대 기준은 아니다.
후반부 화력, 왜 중요한가
디벨롭 타임은 단지 시간을 재는 게 아니다. 그 안에서 마이야르 반응의 마무리, 캐러멜화의 진전, 로스팅 아로마의 결정이 동시에 일어난다.
화력이 너무 강하면 향이 빠르게 발현되지만 휘발성 향미가 소실된다. 바디와 단맛이 둔탁해진다.
화력이 너무 약하면 전체 곡선이 늘어지고 밋밋해진다. 뒷맛에 남는 로스트 향이 부족하다.
디벨롭은 시간만큼이나 강도가 중요하다. 타이머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그래프와 생두의 반응을 함께 읽는 감각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DTR, 어떻게 찾을까
먼저 기록부터 시작한다. DT, 전체 시간, DTR을 꾸준히 기록하면 향미 변화의 패턴이 보인다.
향미 로그와 함께 비교한다. "DTR 22%일 때 과일향이 더 좋았어" 같은 주관적 메모가 다음 설계의 기준이 된다.
로스팅 곡선과 연결해서 해석한다. DT가 같아도 ROR이 어떻게 흘렀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오류 조정 예시
위는 실제 상황에서 자주 나타나는 오류와 대처법의 예시다. 생두의 특성과 추출 목적, 장비에 따라 반응은 모두 다르므로 방향성으로 참고하면 좋다.
향미는 감각이지만, 그 감각은 수치와 근거 위에서 피어난다. 원했던 맛이 나오지 않았다면, 기록된 수치를 통해 분석하고 다시 조율하면 된다. 이것이 지금 시대 로스터의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