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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은 Dec 02. 2020

SNS를 끊었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괴로운 삶

SNS를 삭제했다. SNS 중에서도 자주 즐겨 했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삭제했다. 나는 SNS 중독 수준으로 출퇴근길 지하철, 집, 심지어 화장실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았다. 그런 내가 SNS를 끊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우선,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SNS를 키고 새벽 사이에 올라온 게시물을 확인했다. 휴대폰 화면 스크롤을 내리며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다 보면 시간은 적어도 30분은 훌쩍 넘겨있었다. 출퇴근길 지하철부터 시작해서 집으로 돌아와 잠들기 직전까지도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끝없는 알고리즘에 하루 종일 끌려다녔다. 눈은 건조함에 자주 뻑뻑했고, 시력은 점점 감소했다.


SNS에서는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많이 봤다. 특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소식까지 뜬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부자처럼 잘 살아 보이거나, 외적으로 뛰어나거나, 나보다 행복해 보이면 부러움에 괜한 시기 질투를 느꼈다. 특히 또래 친구들의 소식을 접할 땐 더 심했다. 보이는 사진 한 장으로 내 처지와 비교하며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에 따라 안도하거나 시기했다. 제일 싫었던 건,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시기 질투하는 못난 내 모습이었다.

또한 나는 ‘관종’이 되어가고 있었다. SNS 게시물을 올릴 때 나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사진을 올린다고 생각했지만, 알게 모르게 내가 정해놓은 ‘나의 이미지’대로 꾸미고 포장하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실물이랑 다른 보정된 사진을 올리고, 분위기 있고 남들이 부러워할 것 같은 사진 등등 SNS 계정에는 예쁘고 행복해 보이는 것들 만 올려 그 모습이 전부이고, 사실인 것처럼 나를 꾸며놓고 있었다. 순수하게 사진을 추억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던 SNS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좋아요 숫자에 집착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SNS를 삭제하고 나서 일상에서 큰 변화들이 생겼다. 우선, 아침에 침대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빨라졌고, 밤에는 더 일찍 잠들 게 되어 눈의 피로도가 확연히 낮아졌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나, TV를 볼 때는 그 순간에 더 집중하여 몰입할 수 있었고, 평소 SNS을 했던 시간에 책을 보거나, 운동을 하다 보니 여가 시간도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제일 좋은 점은, 남들의 소식을 접하지 않게 되어 더는 남과 비교하고, 시기 질투하는 일이 없어졌다.


SNS의 장점도 물론 많다. 정보를 얻고, 삶을 공유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만 보고, 나에게 유익한 것들만 얻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SNS에 노예처럼 끌려다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SNS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자존감 문제로 빠지는 것을 인식했다면 과감히 삭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한 번에 끊기는 쉽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아 잡생각이 들거나 최신 정보를 나만 모르고 있을 땐 SNS 금단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땐 시간을 정해서 조금씩 줄여나가는 ‘SNS 다이어트’도 좋다고 한다.


더는 SNS에서 자발적인 노예가 되지 말자. 나에게 불 필요한 것들을 보며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도 말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시간 낭비도 하지 말자. SNS 상에서 보이는 나의 모습만 보고 나를 판단하게 하지도 말고, 내 모습을 꾸미거나 포장하지도 말자. 왜냐면 우리는 SNS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매력이 많은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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