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빼앗긴 것과 얻게 된 것들
2020년은 참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에겐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소상공인. 자영업자, 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일자리를, 우리들의 당연했던 일상들을 앗아가고 전 세계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르게 했던 안타깝고 아쉬웠던 한 해를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사람들이 제일 그리워하는 것은 여행이라고 합니다. 떠나는 날을 기다리며 힘이 생기던 날들,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이 뒤섞이던 인천공항, 비행기를 탑승할 때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던 승무원분들, 타국의 경치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지만 어쩌면 평생 모를 수도 있었던 국내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국적인 강원도 양양의 서피 비치, 노을이 아름다운 순천의 와온해변, 제주도 등등 화려하고 이국적인 해외여행지에만 관심을 가졌던 우리들에게 해외 못지않은 국내 여행지만의 정겹고 아름다운 가치를 일깨워주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미루었던 친구들과의 만남은 지금은 만나고 싶어도 코로나로 인해 취소가 되고,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사라지게 되면서 그들과 마주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비대면으로 영상통화를 하며 서로의 얼굴을 보고, 메시지로 안부를 묻고, 통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목소리를 들을 때면 더욱 보고 싶고 애틋해지기도 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집에서 가족들과 보냈습니다. 생각해 보니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가족들과 보낸 게 어릴 때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그날 장을 보고 집으로 향하는데 가장으로 보이는 남성분들이 케이크를 들고 걸어가시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 뒷모습들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흐뭇했습니다. 특별한 날에 밖에서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술을 먹는 것이 아닌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모여 소소한 파티를 하는 게 얼마나 오랜만일까요.
재택근무로 인해 변한 것들도 있습니다. 저희 고모는 고모부의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같이 영화를 보는 시간도 생기고, 부부 사이도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매일 늦게까지 술을 드시고 오시던 저희 아버지가 요즘은 술을 집으로 사 와서 저와 같이 맛있는 안주와 함께 술 한 잔을 같이 하기도 합니다. 친구들이 아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조금 더 소통하고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인적이 끊긴 바다에는 멸종 위기의 바다 생물들이 나타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미세먼지가 전년보다 낮아지거나 대기오염 수치가 줄어드는 등 자연과 환경, 동·식물에게는 회복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이 답답한 마스크는 어쩌면 정을 잊고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던 우리에게 내 생명만, 나만 소중한 것이 아닌 타인의 생명까지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르쳐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일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었던 한 해였습니다.
이번 2021년. 변해버린 삶이 예전처럼 쉽게 되돌아올 순 없겠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모든 일에는 끝이 항상 있기에 조금 지치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