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by 이강

3. 사마귀

초등학교 4학년 친구 중에 유난이 사마귀가 많은 친구.

간혹 손등에 하나둘씩 있는 것이 전부인데 이 친구는 양손가락이며 손등에 붙은 것이 최소 이 십 개는 넘는다.

아니 그보다 훨씬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다. 사마귀가 많은 손은 더럽고 잘 씻지 않는 아이들에게 생긴다는 말이 있어 난희의 손은 항상 뒷짐을 지든지 주먹을 쥐어 보기는 힘들었다. 수업시간 필기 중에만 어쩌다 볼 수 있는 손등 위에 사마귀는 징그럽기 짝이 없어서인지 단짝 친구 하나 없이 늘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 화장실을 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워 같이 놀고 싶지만 손등에 사마귀를 보면 선 듯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날은 공기놀이를 하기 위해 짝수를 맞춰 편을 갈라야하는데 한명이 모자라 혼자 있는 난희에게 할 수 없이 같이 하자고 말을 걸었다. 막 공기놀이를 시작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난희는 공기놀이 천재다. 손등 위로 자석처럼 붙는 다섯 알의 공기는 흔들림 하나 없다. 옆에 바싹 붙은 공기알은 죽기 십상인데 난희의 손놀림은 발레리나의 몸놀림처럼 맞붙어 있는 공기알도 건드리지 않고 콕 집어 낸다. 탄성을 지르면서 난희의 화려한 공기놀이를 바라보며 누구든 오래 보고 싶어 난희가 죽지 않고 하길 응원한다. 사마귀가 가득한 손등 위로 가뿐히 올라앉은 다섯 알의 공기알은 그동안 난희의 손등에 사마귀가 있었나 의심이 갈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날 이후 공기놀이를 하는 날이면 난희와 같은 편이 되려고 서로 난희를 잡아당기며 친한 척을 하는데 정말 못봐주겠다. 난희는 창피해하던 두 손을 가리는 버릇이 점점 없어지고 잘 웃었다. 사마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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