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by 이강

5. 바위

다급한 목소리로 엄마는 대문을 열고 빨리 나오라고 소리치며 앞장선다.

하던 일을 멈추고 느낌상으로 뭔가 대단한 일이 있을 것 같아 오빠를 따라 후다닥 나갔다. 앞질러 달려가는 엄마 앞쪽으로 아빠가 바들바들 안간힘을 쓰며 리어커를 끌고 오는데 한 눈으로 보기에도 어마어마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리어커를 끄는 아빠 모습이 우숩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어디서 리어커를 구했는지 엉뚱하게도 리어커 위에는 큰 바위 하나가 실려 있다. 집 근처 주공아파트 공사 현장에 얻어 오는 중이라 하는데 발 빠른 엄마가 먼저 차지했을게 뻔하다. 우리는 괜히 부산스러운 엄마의 행동에 맞춰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아 리어커 양쪽에 매달려 죽어라 밀고 밀었다. 얼마나 무거운지 땅에 작은 홈이라도 있으면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흔들거리기만 한다. 이렇게 온 가족이 여러 번 왔다 갔다를 반복하면서 몇 개의 바위를 날랐고 리어커에 올릴 수 없는 큰 바위는 지렛대를 이용해 굴리며 왔다.

집안으로 들어온 바위를 보니 큰 것을 어떻게 옮겼는지 내심 가족들이 대단했다. 엄마와 아빠는 밥만 먹으면 바위자리를 잡느라고 몇일 동안 이리저리 굴려가며 바위 굴리기에 여념이 없고 드디어 완벽하게 자리 잡은 바위 위치는 모과나무 옆으로 수돗가와 현관문 사이 나무 그늘 아래라서 더없이 좋은 위치였다.

바위에 앉아 있으면 할머니 집 근처 산속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저녁나절 따스해진 바위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물 위를 동동 떠다니는 조각배 같은 생각도 들었다.

바위는 집안의 자랑 거리라서 친구들이 오는 날이면 바위부터 보여주고 앉아도 된다고 허락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엄마는 바위에 운동화를 널고 걸레를 널고 아빠는 담뇨를 털거나 뭐든 먼지를 털 때마다 바위에 패대기를 쳐서 먼지 털이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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