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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 Aug 29. 2023

시즌2

안녕

안녕

헤어져본적이 있던가?

갑자기 그런생각을 해본다 나는 뜨거운 이별을 해본적이 있던가?

이별이라면 남녀간의 사랑을 떠오르는것이 기본중에 기본으로 알겠지만 나에게는 심장이 따가울 정도의 고통을 느껴본 이별중에 하나는 어린시절 살아왔던 집과의 이별이 이별중에 이별이다.

성정동집

말없는 사람이 무섭고 음흉하다고 하더니만 우리집에서 가장 말이 없고 법 없이도 산다는 아빠가 일을 저질러서 엄마가 마련한 성정동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워낙 비밀장소 만들기를 좋아하고 의미 붙이는것은 좋아했던 어린시절 여기저기 빡빡하게 추억을 만들었던 장소가 경매로 넘어간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어디 한곳이라도 의미 없는 곳이 없던  그냥 추억덩어리였던 그곳이 아빠의 보증으로 넘어가는 것을 힘없이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보증으로 일 저지른것이 한두껀이 아니라 해마다 12월이면 엄마는 아빠의 보증을 찾아 은행을 다니며 여기저기 알아보고 해결하느라 신경이 곤두선채 한해를 마무리하곤 핸는데 그해에는 엄청난 액수의 보증이 2개가 연이어 터지고 이제 엄마는 아빠의 버릇을 고쳐야한다는 독한 마음으로 두손두발을 다 들어버린 상태였다. 길바닥에 나가앉아 거지신세를 해봐야 정신차린다는 각오였다. 우리도 엄마에게 한표를 던졌다.

그후 남의집이 되어버린 성정동집

천안에 들를일이 있으면 성정동집 대문앞을 서성이며 문틈으로 모과나무 은행나무 향나무는 잘있는지 옥상이며 창틀 하나하나 바라보며 펑펑울었다. 새로운 성정동집 주인은 드럽게 게으른사람이거나 추접스런 사람이다. 집꼴이 전체가 곰팡이가 핀 것처럼 지저분하고 얼룩거리는 것이 한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다. 사랑스럽던 집을 저렇게 개꼴을 만들어 놓다니 개망난이 같은 넘. 불쌍한 성정동집은 우리와 헤어지고 점점 늙어가고 있다.   그렇게 성정동이라는 단어는 이별같은 단어가 되어 버렸다.

이제 이별하고 살지 않겠다. 사람이 할짓이 아니다.

이별할 낌세가 보이면 살살달래고 구슬리고 비유 맞추고 납짝엎드려서 굽신굽신할 생각이다. 아프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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