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무당이나 철학관에 가서 점을 보는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이것은 후천적유전과도 관계가 없다고는 할수없다.
어렸을때부터 점집에 다녀온 엄마의 말을 엿들을 때마다 점집에 대한 환성적인 상상으로 점집을 안개와 무지개 속에 숨어 있는 신성한 곳이라고 여겼고, 점점 점집에 대한 동경으로 어른이 되면 점집에 가야만이 인생이 편하겠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지금도 꿀꿀하면 해마다 연중행사 처럼 연초에 신년운수를 보는것은 1년을 편안하게 보내는 길잡이려니 생각하고 용하다는 점집 리스트를 뽑기도 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20대에 처음으로 친구들과 점집에가서 나란히 앉았는데
용하다는 할아버지는 흰수염을 달고 정자세로 앉아 조용히 내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는
내 아랫입술 중앙에 자리잡은 점을 가르키며.
대뜸 그점을 빼면 안된다. 하신다
그 점은 남자들이 환장을 하고 좋아하는 점이라고 한다. 나에게는 여자들은 없는 것이 있어서 남자를 만나면 절대 안떨어지는 사주라고 한다. 한번은 관상만 보는 점쟁이를 찾아 갔는데 인중의 깊이와 입술점을 보더니만다른말은 하나도 없이 노골적으로 색끼가 어쩌구저쩌구하는데 욕인지 칭찬인지 기분이 더러운건지 좋은건지 알다가도 모를 이상한 말만 30분을 듣고 나온적도 있었다. 또한번은 레즈비언 언니에게 점을 봤다. 그언니가 가장 압권이었다. 그 언니는 내 자궁에 입이 두개가 있다며 자기랑 살면 자기 아파트와 땅을 다 주겠다며 재산자랑을 했다. 입도 걸걸한 그 아줌마 언니가 얼마나 소름끼치는지 구역질이 나왔다.
그후 기분이 찜찜해 큰마음을 먹고 컴플랙스인 입술 점을 빼러 병원에 갔었다. 얼굴에 있는 점 중에서 입술에 있는 점을 가장 먼저 빼달라고 했는데 헐!!
의사샘이
자기는 좋은 점을 안빼려고 점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입술에 있는 이 점을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점이라며 이점은 관능미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어쩌구저쩌구 강의를 하더니만 나머지 점을 다 빼고 이점만 지 맘대로 안빼고 말았다.
오늘따라 이 점을 보니 웃음이난다.
이제는 이점이 숨기고 싶고 빼고싶은 컴플렉스는 아니다. 그냥 좋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