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강

스미다

by 이강

애라고 다 애같은 행동을 하는건 아니다

문득 창밖으로 노을을 보니 어린시절 옥상에서 본 노을이 간절해진다.

애 같지 않던 어린시절.

난 혼자 옥상에 앉아 노을이 생성되서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곤 했다. 이것은 일종의 놀이였다.

노을이 생겨서 없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놀이. 어두워져 노을이 안보일때까지 바라보고 나면 왠지 모를 마무리를 했다는 후련함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한자리에 앉아 바라보기만 하는것이 지루하고 재미없어 보이겠지만 드 넓은 하늘에 다양한 구름이나 간간이 지나가는 새나 다양한 노을 색의 변화를 찾아 보는것은 생각보다 바쁜 놀이였다.

나에게는 이처럼 바라보는 놀이가 여러개 있었다.

그중에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바라본 개미 지켜보기다. 개미를 보고 있으면 내가 개미로 안태어난 것이 한탄스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개울물 바라보기다.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었을때에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최면에 걸린듯 물속으로 고꾸라진 적도 있다.

그 바라보가 지금은 지득하니 기다리는 것으로 몸속으로 녹아들어 뭐든 금방 달아오르는 것은 드물다. 물론 감정 표현은 과해서 팔딱거리며 좋아날뛰지만 실상 좋은일이 생겨 미쳐 날뛰고 싶지만 마음 속으로는 무슨일이든 금방 달아오르는것은 금방 식어버린다는 법칙이 법칙으로 자리 잡아 주춤주춤 거리조절을 한다. 한발짝 뒤에서 아니면 3인칭 시점에서 한참을 바라보며 상대방을 관찰한다. 천천이 스미듯 녹아드는것이 어린 시절부터 익혀온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다.

최근 유해진이라는 배우가 좋아졌다.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스며드는 삶이란다.

매스컴으로 비치는 그의 삶이 비록 단편적일지는 몰라도 그의 몸짓, 눈빛, 목소리 톤에서 느껴지는 스킨쉽은 속일수 없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런사람은 같이 있어도 침묵이 어색하지 않을 기류가 있을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느껴진다. 이 기술은 고도로 단련된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배려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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