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강

남편

by 이강

가을타는 남자

우리집 가을 걷이는 남편 살펴보기부터 시작된다.

몇해전에 40동안 유렵여행을 하고 초가을쯤 집에 왔는데

남편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20일정도 지나니까 우울증이와서 집앞에 호수에서 매일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 그말을 듣고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쿵했다. 이남자는 감성이라고는 일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혼자 그것도 새벽에 술을 마시다니 말도 안된다.

갑자기 미안하고 겁이 났다. 감성이 없는 남자라서 기계처럼 지냈을줄 알았는데 어찌 사람이 일도 감성이 없을수가 있겠나 사람마다 약간의 편차만 있을 뿐인데 그부분을 놓쳤다.

장기여행으로 여독이나 시차로 힘들어 죽겠지만 내눈엔 남편의 약해진 마음을 다독이는것이 우선이었다.

이유는 표정이 너무 지쳐보였다. 세상 처음본 표정이다.

그날부터 시시때때로 전화하고 옆에 붙어서 나의 주특기인 발씻어주며 발맛사지하기와 손맛사지가 들어갔다 그리고 밤마다 혼자 맥주 마시던 장소에 가서 힘들었던 생각을 씻어주려고 산책도하고 맥주도 마셔줬다.

난 여독으로 몸은 점점 섞어가고 만신창이가 되도 공진단을 먹어가며 힘든 내색을 안했다.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버텨

보름이 되가자 서서히 회복되더니 뒤도 안돌아보고 밖으로 돌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렇지 니가 그렇지...

잘한다잘해 넌 그게 보기좋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되니 남편 보살피기에 들어간다

예민해지고 까칠해지고 시작질이다. 일년을 부려 먹으려면 보름정도만 하녀노릇하면되니

미리 장만해둔 맛사지기와 오일로 요번에 머리맛사지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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