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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 Jan 08. 2024

그때햇던 상상

안개낀 콩밭속에 할아버지가 고개를 든다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아닌 그시간은

어디쯤이었을까. 

난 이시간속에 머물고 싶다.


어스름한 시간 앞산을 바라본다 5개가 넘는 산뒤에 산뒤에 산뒤에 산뒤에 산뒤에 산뒤에…

산이 몇개나 되는지 매일매일 늘었다줄었다


양옆으로 손을 뻣으면 누런 벼가 스쳐진다. 사잇길을 달린다. 

까실까실햇던 누런벼속에 앉아본다. 빽빽한 작은 숲속에 잠잠한 기온으로 난 잡자기 난쟁이 요정으로 변해 

저 쫌쫌한 틈을 슝하고 날아간다.


무언가 나타난다 그리곤 사라진다. 구름이 지나가던 자리에 송사리가 따라간다. 

나도 같이가자 나도나도

손가락으로 휙 물결을 따라 그어본다. 어쩜이렇게 예쁜 웅덩이가 있을까. 

물속으로 보이는 빡빡한 무궁화가 다른색으로 변해있다. 

나도 물속에서 숨쉬고 싶다

나도 다른색으로 변해고싶다.


잡초를 흉내낸다. 쭈르려앉아 올려다 본다. 

이쁜녹색과연두가 하늘이 되어 하늘하늘. 

풀향이 좋아진다. 풀향이 몸에 밴다.

 흙속에서 콩벌레가 꿈틀. 흙속에서 흙냄새가 또한번 풀썩.

 잡초가 되어야만 느낄수있는 흙냄새 난 잠시 잡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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