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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 Feb 15. 2024

눈물

이불속에서 곧장 나오자마자

물한모금 마시고

대충 주섬주섬 챙겨입고 밖으로 나간다

비가오네

다시 19층으로 올라와 우산을 챙긴다

젠장

바람이 장난아니다

우산을 배꼽 근처에 거의 세우다시피하고 걸어야 겨우겨우 한발짝 한발짝

바람이 장난 아니네

손등이 시려워 우산를 들수가 없다

조금 버티면 바람에 적응하겟지 참아보자

장난아니다

분명 앞에서 바람이 부는데

머리카락은 우산방향으로 깃발 날리듯

아니 정전기에 움직이듯 스물스물 뱀처럼 올라간다

와…

손가락이 얼굴이 목이 시리다못해 아리다

이대로 집으로 가도 된다

겨우 1/5 정도 왓는데

마음은 갈팡질팡하는데 발은 앞으로 향하고 있다

주머니에서 바흐의 피아노곡이 흐르고 있다

이 상황에 갑자기 눈물이..

그림때문이구나

잊혀지는건 아닌지 겁이난다

나의 그림이 잊혀지는건 아닌지 겁이난다

나만 만족하는 그림이 나오면 된다고 했지만

아니었나보다

매일매일 폭풍속을 걷고있겟지 언제까지

이 비는 멈추지 않을까..

갑자기 우박으로 변하는듯하더니

집앞에 도착할쯤 눈이 내린다

얼었던 마음이 조금은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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