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역 언덕 위의 카페 후엘고
역에서 내려 학교와 아파트 사이의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건물 모퉁이의 카페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름과 겨울, 각기 다른 계절에 방문했던 카페다.
한 번은 친구와 함께, 또 한 번은 혼자 찾았다.
방문할 때마다 다른 추억을 쌓고 있다.
친구와 재밌게 떠들며 커피 이야기를 나눈 기억도 있고,
혼자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겼던 시간도 있다.
복합적인 감정이 어우러지는 묵직한 분위기를 가진 공간이다.
원두를 고르며 잠시 고민한 끝에 에티오피아 나노를 선택했다.
베르가못과 벨벳의 테이스팅 노트가 끌렸다.
오늘의 감정에 어울리는 원두라고 생각했다.
창가에 앉아 드립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은 힐링 그 자체다.
하교하는 학생들의 마냥 행복한 모습에
나는 언제 저렇게 웃었을까 생각하며 한 모금 마신다.
에티오피아 나노에서 베르가못의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향을 음미하며 천천히 마시는데
벨벳처럼 부드러운 텍스쳐가 좋았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며 일상을 바라보며
쉼을 얻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