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와 동시에 전국구로 등장한 지역 학교, 마루코토
가미야마는 그간 인구감소에 따라 학교 절반을 폐교했다. 가미야마 연대공사는 가미야마 농업고등학교의 교육 커리큘럼을 미래 지향적으로 재편하는 걸 학교 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그간 농업고등학교는 기존 가부장적 질서 안에서 유통되고 있던 교육 과정을 고수해왔다고 한다. 예컨대 여성에게는 농가에서 여성이 할 일 등. 그런 상황에서 누가 공부를 하고 싶어했을까. 교육이 시대에 뒤떨어지니 이쯤 되면 학령 인구 감소는 둘째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가미야마 연대공사가 나서 커리큐럼 재편을 적극 제안해 학교는 조금씩 변화를 시작했다. 지금은 농어촌전형 덕분에 지원자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폐교 위기에 처한 지역 고등학교를 살렸다.
이뿐만이 아니라 폐교한 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새로운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이른바 ‘마루고토 고등전문학교’ 프로젝트. 마루고토 학교는 IT, 디자인, 창업 등을 전문으로 내세우는 5년제 전문학교다. 한국에는 없는 형태인데 고등학교 3년+전문대학 2년 과정을 합쳤다고 보면 된다. 마루고토 학교는 수업료 전액 무료에 기숙사를 제공한다. 일본 전역에서 지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미야마에 처음으로 이주한 ‘산산’이란 회사를 비롯해 많은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모았는데 애초에 설정한 모금액을 상회하는 금액을 모았다고 한다. 기존의 폐교한 중학교 건물은 기숙사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학교 건물은 그 옆 부지에 신축했다. 마루고토 학교는 그동안 단장을 마무리하고 지난 4월초에 개교했다. 얼마 전 암투병 중 세상을 떠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그리고 사회활동가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마루코토 학교의 교가를 작곡했는데 그만 유작이 되고 말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와 같이 가미야마 마을은 이주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환경과 교육 환경을 조성해 사람이 모이는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비록 인구는 줄고 있지만 매년 이주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위성 사무실이나 본사를 이전을 희망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미야마로 이전하는 회사 대부분은 가미야마 마을 사람을 인력으로 충원하고 있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가와’라는 회사는 마을의 빈집을 매입해 사무실로 리모델링 하고 넓은 앞마당을 마을 축제나 이벤트를 개최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을과 주거 그리고 학교를 비롯한 기업이 연결돼 지속가능한 마을 환경을 갖춰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