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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중섭 Dec 10. 2017

사기(買) 위해 사는(生) 사람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소비란 무엇인가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돈을 지출하는 행위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이런 기본적인 욕구만 충족하는 소비라면최저 생계비으로도 충분히 살  있다하지만 우리는 가끔씩 문화생활도 하고 싶고멋진 옷이나 신발도 사고 싶고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저녁도 먹고 싶다게다가 넓은 집의 주차장에 고급 승용차가 있었으면 좋겠고 해외여행도 자주 가고 싶다 모든 것을 충족하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번다. 불행히도 어떤 이의 인생은 생산(노동)-> 소비 -> 생산(노동)-> 소비 -> 생산(노동)-> 소비의 순환 참조만으로 간단히 설명된다.

 

우리는 소비의 주체일까? 아닐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소비에 대한 욕망의 대부분은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지고 교육된 것이다. 이렇게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소비에 대한 욕망은 무한대에 수렴한다. 따라서 소비를 향한 욕망의 항아리를 채우기 위해, 현대판 노예들은 기꺼이 자발적으로 정체성을 죽인 채, 자유를 포기하며 돈을 벌기 위해 기를 쓴다. 하지만 아무리 채워도 욕망의 항아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이들이 죽고 난 뒤 무덤에는, 아마 다음과 같은 묘비명이 쓰여있을지 모른다 “사기 위해 (買) 살았노라 (生)” 


소비는 기호다

군대에서 사병으로 복무할 당시 내 월급은 5-10만 원 남짓이었다. 숙식이 제공되고 워낙 돈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마저도 다 쓰지 못하고 저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군대에서의 경험을 통해 기본적인 의식주 욕구를 충족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그런 깨달음은 전역  오래가지 않았다나는  옷을 사야 했고때때로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야 했고 가끔씩은 남들이  가는 것처럼 여행을 가야 했기 때문에  돈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법정스님의 <무소유> 감명 깊게 읽었음에도이삿짐 정리할 때만 꺼내는  입는 옷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옷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고 무언가를 계속 소비해도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별난 쇼퍼홀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특히나 쇼핑을 좋아하는 일부 여성들에 비하면 나의 소비는 그다지 대단한 수준이 아니다이렇듯 많은 사람들은 게걸스럽게 소비를 해대지만그중 정작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재화 혹은 서비스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리는 왜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하는 것일까? 장 보드리야르는 <소비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소비를 하는 것은 그 물건의 본질보다는 “기호”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소비는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집단적인 행동이며 강제이고 도덕이자 제도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소비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쓸모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이 소비를 통해 자신의 기호를 드러내며 다른 이들과 구별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소비는 일종의 사회화 과정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가 소비를 하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상류계급으로의 지위, 우월성 따위를 증명하는 수단으로써 이는 소비가 필요에 의한 욕구보다는 타인과의 기호 경쟁으로 번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장 보드리야르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우리가 가진 소비욕은 학습된 것이라고 생각한다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자우선 물건의 본질적인 기능에는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사치품에 대한 수요는  존재한다명품 비싼 자동차명품 시계 등을 보면해당 재화의 본질적인 기능에는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10 원짜리 스와치 시계를 차든, 2,000 원짜리 로렉스 시계를 차든 시계는 시계일 뿐이지만로렉스 시계를  만큼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기호를 드러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자신을 구별 짓기를 원한다명품 시계를  사람에게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집에서만 착용하라고 한다면, 아마 그것만 한 고문이 없을 것이다. 이렇듯 명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리의 인식은 자라면서 학습된 것이다. 가령, 아주 어린아이에게 나이키나 중국산 나이스나 똑같은 운동화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중국산 나이스 운동화를 신는 것은 “쿨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주입받으며 기호를 소비하는 양식을 배운다. 


장 보드리야르는 물질을 소비하는 욕망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기호를 소비하는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 소화기관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기호에 관한 문화체계는 무한하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배가 부를 때는 더 이상 비프스테이크라는 재화를 소비하고 싶은 욕망이 없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비프스테이크를 먹느냐와 같이 기호와 관련된 소비 욕망은 무한하고 이에 따른 소비의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즉, 같은 재료를 썼다고 해도 최고급 호텔 라운지에서 야경을 바라보고 고급 와인을 곁들이며 먹는 비프스테이크는마트에서 사서 집에서 구워 먹는 비프스테이크와 본질적인 맛은 같을지라도 가격은 훨씬 비싸다따라서 사람들이 기호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 생기게 마련이고타인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나은 상류 계층의 기호를 소비하고자 하는 유인이 발생한다가령 사치품에도 급이 있는데같은 명품백이라고 해도 가격대가 수십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  억까지 있을 정도로 다양하며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더 비싼 기호를 소비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구분 짓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베블런은 <유한 계급론>에서 남들과 구분 짓기 위해 기호를 소비하는 인간의 욕망을 꼬집었다경제학의 기본은 가격과 수요는 반비례한다는 것인데유한계급 (노동을 하지 않아도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상류층오늘날 건물주가 유한계급의 예이다 자신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를 남들에게 드러내기 위해 과시소비를 하며 이는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요를 낳는 비상식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때 강남을 떠들썩하게 했던 “빈센트앤코사건은 이런 인간의 속물적인 심리가 낳은 코미디다. 2000 중반, 100년이 넘는 전통 스위스 명품 시계로 브랜딩 한 빈센트앤코는 청담동에서 고급 론칭 파티를 열고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홍보하며 억대의 가격에 시계를 판매했다하지만 빈센트앤코는 스위스 명품 시계가 아닌 경기도 시흥 공장에서 제조된 싸구려 시계임이 밝혀지며 사기극은 막을 내렸고당시 행사에 참석하고 고가의 시계를 구매한 연예인들  많은 상류층 인사들은 난감함을 감출  없었다.      


이처럼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지만, 불행히도 기호를 소비하는 경쟁에 있어서 경제력에 따라 차등이 생기는 것은 필연이며 이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자괴감을 느끼며 과소비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큰 맘먹고 자신의 소득 수준을 벗어나는 과소비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한 달 월급을 모아 명품 옷을 사거나 직장인들이 돈을 모으고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외제차나 명품백을 사는 것은 사회적 지위 상승 욕구에 기인한다.


사람들이 과소비를 하는 것은 자신이 준거집단으로 삼는 상위 계층과 자신의 실제 사회적 지위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욕구에서 비롯된다. 큰 마음먹고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함으로써, 잠시나마 자신이 지향하는 상위 계층이 됐다는 착각을 하곤 하는데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라고 하였다. 소소한 사치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고단한 삶을 사는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일 수 있지만,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과소비에 중독된 사람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비참한 빚쟁이 인생으로 전락한 예는 너무나도 많다. 이렇듯 소비의 기준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두고 기호의 경쟁으로 받아들이는 삶은 본인이 엄청난 부를 소유한 유한계급이 아닌 이상,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며 이는 비극을 초래한다. 


은밀히 소비를 종용하는 광고

시스템은 광고를 통해 우리에게 소비를 통한 기호의 경쟁에 동참할 것을 끊임없이 고무한다. 소비가 자본주의라는 열차를 굴러가게 하는 하나의 큰 증기기관이라면, 광고는 윤활유다. 광고의 역사에  획을 그은 굵직한 인물들 (에드워드 버네이스데이비드 오길비필립 코틀러  여럿 있지만나는 광고가 얼마나 파괴적인 힘을 가질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괴벨스라는 인물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괴벨스는 나치 정부의 선전장관으로서 히틀러의 두뇌이자 오른팔이었다독일 정부는 2 세계 대전 당시 대중들을 선동하기 위해 보조금까지 줘가며 라디오를  국민에게 보급했는데당시 라디오는 “괴벨스의 으로 불릴 정도로 괴벨스의 영향력은 엄청났다그는 히틀러를 우상화시키고 나치당 치하 독일 국민들을 효과적으로 선동했는데, 특히나 그는 유대인 박멸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악마였다괴벨스는 독일 국민들에게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을 불어넣었고, 이러한 선동 효과는 비극적 홀로코스트 역사에서   있듯이 무척 성공적이었다괴벨스는 그야말로 선동의 천재였다.


If you tell the same lie enough times, people will believe it; and the bigger the lie, the better. (똑같은 거짓말을 여러 번 반복하면 사람들은 믿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왕 거짓말을 할 거면 큰 거짓말을 하는 것이 낫다)
If you tell a lie long enough, it becomes the truth (당신이 거짓말을 오랫동안 한다면, 그것은 진실이 된다)
Propaganda works best when those who are being manipulate dare confident they are acting on their own free will (선전은 조종당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자유의지를 행하고 있다고 믿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Think of the press as a great keyboard on which the government can play (언론을 정부가 통제하는 키보드처럼 생각해야 한다)

괴벨스 (1897-1945) 어록-

 

나치의 선동꾼 괴벨스

괴벨스는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 증명하였으며, 이후 그의 선동술은 미디어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괴벨스의 선동술이 가진 파괴력을 목격한 기업들은 “무엇을 팔까?”라는 고민을 넘어 “어떻게 팔지?”에 대해서 주목하기 시작했고, 미국을 중심으로 광고는 꽃을 피우게 된다. 이후 광고기법들이 발달하게 되면서, “이 제품은 ~한 기능이 좋다” 는 식의 제품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구식이 아닌 소비자들에게 은밀히 소비를 종용하는 광고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광고는 이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상류층이고,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이자, 뭘 좀 아는 세련된 기호를 가진 사람들로 포장한다. 


예를 들어, “요즘에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라는 자동차 광고 카피는 고급 세단을 타는 사람은 “성공한 상류층”이라는 이미지를 불어넣는다. 마치 그랜저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위너이고 경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루저라는 식이다. 또한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아파트 광고 카피는, 이 고급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아파트 담장 밖 타인을 구분 짓는다. 이렇듯 광고는 기호 소비의 경쟁을 부추기며, 이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 당신을 다른 보통의 사람들과 구분 지으며 좀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주입한다. 이처럼 우리는 24시간 365일 광고에 알게 모르게 노출이 되며, 나이키 운동화는 쿨하고 나이스 운동화는 후지다는 인식을 알게 모르게 학습하게 된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앞서 내가 회사에서 노예처럼 일할 당시, 하루 중 유일하게 자유롭다고 느꼈던 순간 중 하나가 야근 후 집에 가는 택시를 탈 때였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불편하게 가면을 쓰고 살았던 나는 어떻게 택시 안에서 자유롭게  정체성을 드러낼  있었던 걸까그것은 바로 내가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였기 때문이다많은 사람들은 소비를 할 때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손님이 왕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돈을 지불하는 손님은 절대적 지위를 누린다특히나 백화점 명품관에 가거나고급 레스토랑에 갔을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을 앉을 때처럼 지출이  소비를  때는 정말 황송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든다.

 

바바라 크루거가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풍자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소비를 할 때 정체성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때문에 그들은 그다지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다는 기분과 정체성을 느끼기 위해 소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홈쇼핑에 중독된 전업주부가 자신의 정체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순간 중 하나는, 홈쇼핑을 보고 구매 전화번호를 누르는 순간이 아닐까.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시발 비용 (시발+비용의 합성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말이 최근에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고 충동적으로 비싼 물건을 구입한다든지, 원래 대중교통을 타려고 했는데 홧김에 택시를 탄다든지, 폭음을 하면서 술값을 쓴다든지 하는 등이 모두 시발 비용의 예이다. 시발 비용을 지출해본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소비한 후 카드 값을 보며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소비를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멈추기 힘든데, 왜냐하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비를 할 때 본인이 존재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시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근원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자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구조적인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라는 정체성을 죽이고 노동한 대가로 돈을 벌고 여기서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시  돈을 소비함으로써 정체성을 느끼며또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 노동한다 역설적인 굴레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으며 없이 많은 현대판 노예들은 아래와 같은 생산-소비의 쳇바퀴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스트레스 발생 -> 소비-> 돈이 필요 -> 일해서 돈을 범 -> 스트레스 발생 -> 소비 -> 돈이 필요


분명 시스템은 소비를 통해 현대판 노예들을 길들이고 있다. 그들은 열심히 사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 현대판 노예로 전락한 사람은 비싼 것을 소비하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자신의 자유 및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욕망은 없다. 명품 세일 정보는 기가 막히게 알고, 물건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가격비교 사이트나 중고나라 게시물을 뒤지는 노력은 마다하지 않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은 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가 소비욕을 줄이고 무소유를 실천하자는 말이 아니다. 나는 적정한 수준의 소비욕은 삶을 잘 살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하며, 법정스님처럼  자신이 없기에 내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생각한다다만 우리가 왜 소비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어릴 때부터 학습된 소비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 현대판 노예에서 벗어나 시스템에 저항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자라며 사람들을 고무시킨 자본주의는 생산한 재화  서비스를  소비자가 필요했다생산만 하고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자본주의의 열차는 굴러가지 않는다생산과 소비라는 자본주의의 두 축을 가장 잘 이해한 사람 중 하나는 자동차 왕 헨리 포드였다그는 대량생산을 통해 자동차를 싸게 생산하는  성공했지만이를 판매할 시장이 필요했다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공장에 자동차 재고만 쌓일 것이고 사업에 드는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공장은 적자를 내고 결국은 문을 닫아야 했다. 따라서 포드는 과감하게 당시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의 2배 수준을 공장 노동자들에게 지급함으로써, 자동차의 생산자인 노동자들이 자동차를 소비할만한 여력을 갖추게 했다. 

 

헨리 포드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준 것은 마음씨 착한 사업가가 노동자들을 가엾게 여겨 선의에 한 행동이 아닌,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 단순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생산한 제품을 소비할 소비자가 필요해서였다. 이것이 미국 중산층의 탄생이다. 중산층은 노동을 통해 괜찮은 수준의 돈을 벌어들이며 자동차를 구매했고, 그 자동차를 타고 더 많은 소비를   있었다사람들은 열심히 사기 위해 열심히 살았고 생산-소비의 선순환 구조는 호흡을 맞추며 부의 파이를 차곡차곡 키워갔다추후에 자세히 서술하겠지만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현재 붕괴됐고, 앞으로 다시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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