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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1인기업의 절대가치

당신의 역량 및 내공이 곧 절대가치이다 (당신의 절대가치#1)

이전 포스팅에서 어떤 기업의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절대가치 및 외부에서 평가하는 상대가치 (해당 기업의 주가를 사기 위해 절대가치에 몇 배의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절대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기업의 절대가치라 말하는 것도 여러 가지 수단이 있습니다만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지, 배당여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히 기업이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내는지에 집중해보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한 P/E (배수)라는 개념의 분모, 즉 EPS (Earnings Per Share, 주당순이익)는 기업이 사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순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좋은 기업일수록 사업을 잘해서 순익이 높을 것이고 사업이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손실을 내서 순익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은 무리한 사업 확장, 경쟁 심화 등으로 잘 나가던 기업의 순익이 고꾸라지기도 하며 반대로,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이 꾸준한 연구 개발 및 투자의 결실을 맺어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합니다.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규정에 따라 분기별로 실적을 발표합니다. 애널리스트의 역할 중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기업의 실적을 추정하는 것인데 매 분기별로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에 대한 보고서를 쓰게 됩니다. 때때로 기업이속한 해당 산업의 환경 및 기업 자체적으로 변화가 생길 때마다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실적 추정치를 조정하게 되는데 보통 추정치를 올리는/내리는 경우는 주가에 긍정적/부정적인 요인이 되곤 합니다. 2015년 말 기준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50명이 넘습니다. 분명 각각의 애널리스트에 따라 추정하는 삼성전자의 실적치가 다를 것이고 해당 주식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를 것입니다. 이렇듯 상이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는 Bloomberg와 같은 금융 채널을 통하여 집계되며, 추정치들의 평균값이 시장의 “컨센서스”가 됩니다. 가령 삼성전자의 15년 3분기 영업이익이 6조이고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가 5.5조 였다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추정치를 상회했다고 표현하며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기업의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어닝 서프라이즈/쇼크라고 표현하며 결과에 따라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즉, 회사가 경영활동을 통해 산출되는 숫자들이 해당 기업의 절대가치가 되며 이는 주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여러분이 모두 알고 있는 애플의 경우, 1976년에 차고에서 시작하여 매킨토시, 아이팟, 아이폰을 히트시키며 명실상부 대표 IT기업이 되었습니다. 애플은 2005년 이후 2015년까지 10년 동안 순이익이 10배로 증가하였습니다 꾸준한 혁신을 통해 절대가치를 증대시켜 현재 (2016년 9월) 시가총액 600조 가량이며 (삼성전자의 시총은 250조 가량입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IT기업 대비 상대가치도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주인공 Forrest의 군대 소대장이었던 Dan이 당시 애플에 투자해 새우잡이를 그만두고 떼돈을 벌게 된 사례처럼, 누군가는 애플의 절대가치 증가에 주목하여 큰돈을 벌게 되었을 것입니다.


애플 순이익 차트 (출처: Apple)

애플 주가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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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다 절대가치가 다르듯이 사람의 절대가치도 성별, 나이, 출신 등을 떠나 상이하기 마련입니다. 필자는 어렸을 때 게임을 즐겨하곤 했는데 그중에서도 KOEI (일본 비디오 게임 제작 회사)에서 나온 삼국지를 무척이나 좋아하였습니다. 플레이어는 삼국지 이야기 속 쟁쟁한 영웅들 (유비, 조조, 손권 등)을 선택하여 나라를 경영하며 영토를 확장하고 통일하는 것이 게임의 최종 목표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인데, 촉의 군주 유비가 재야에 숨어 초가집에서 기거하던 현인 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세 번이나 찾아갔다는 삼고초려 (三顧草廬)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삼국지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무력, 지력, 정치력, 등의 절대가치가 부여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용맹한 장수들인 여포, 장비, 하후돈 등의 영웅들은 무력이 매우 높게 배정이 되지만 지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반면 제갈량, 사마의 등의 책략가의 경우 지력 및 정치력의 지수는 높게 배정되지만 무력은 상대적으로 낮게 배정되는 편입니다. 게임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이렇듯 절대가치의 상이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운동신경, 지적 능력, 리더십, 조직 적응력 등이 다르게 마련이고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수치가 표기된 기업의 재무제표나 게임 속 캐릭터와는 달리 사람의 절대적인 가치를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사람의 절대가치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정의하기로 했습니다. 즉, 절대가치는 외부의 평가와 상관없이 해당 주체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내공이자 "나"라는 1인기업이 가지고 있는 역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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