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머신 (당신의 절대가치#7)
이전 포스팅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해외 기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페이스북,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아마 계정 하나 정도는 갖고 계실 텐데요. 2003년 당시 하버드 대학생이었던 주커버그가 개발한 페이스북은 초기에는 미국의 소수 학교에만 제공되는 인맥관리 서비스였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17억에 (16년 2분기 기준) 이르는 글로벌 메가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전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내가 관심 있는 사람 및 콘텐츠를 팔로우하는 것이 기본 콘셉트인데, 이미 페이스북은 우리 삶에 소셜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페이스북 좋아요 기능 (출처: Facebook)
페이스북 급증하는 유저 수 (출처: eMarkter)
사실 국내에서는 페이스북이 인기를 끌기 전부터 싸이월드라는 소셜 플랫폼이 존재했는데, 유저들은 미니홈피라는 자신만의 페이지를 소유하고 일촌 맺기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가장 큰 차이는, 페이스북은 공개대상이 광범위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데 반해, 싸이월드는 국내에만 국한된 플랫폼이자, 일촌들끼리 소통하는 폐쇄적인 성격이 강했었죠. 페이스북이 미국을 넘어서 아시아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페이스북에 밀린 싸이월드는 더 이상 활성화 유저가 거의 없는 20-40대의 추억의 플랫폼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한 때 국민 소셜 네트워크였던 싸이월드 (출처: 싸이월드)
페이스북의 원칙은 여타 인터넷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유저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대신에 17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유저베이스를 바탕으로 페이스북은 막대한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페이스북의 매출의 95% 이상은 광고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며, 페이스북은 단지 친구끼리 소통을 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미디어로 자리 잡아 구글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꾸준히 증가하는 페이스북의 광고매출 (출처: Facebook)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비교 (출처: ThinkDigi)
게다가 페이스북의 광고기법은 매우 정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페이스북은 유저들이 접속할 때마다 그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타깃형 광고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스포츠 관련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고 관련된 계정을 팔로우한다면 페이스북은 지속적으로 스포츠 관련된 광고를 당신에게 노출시킵니다. 광고는 사진이나 비디오 같은 형태로 노출이 되는데, 유저들이 담벼락의 포스팅을 스크롤을 내리며 읽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분야의 광고를 보고 있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페이스북의 광고는 x버튼을 바로 클릭하게 만드는 구식의 배너 타입이 아닌, 자연스럽게 플랫폼에 녹아 있어서 native ads라고 불리 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에 자연스럽게 탑재된 광고들 (출처: Facebook)
기존 페이스북 플랫폼뿐 아니라, 페이스북은 놀랍도록 빠르게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2020년에는 1조 원을 들여 인스타그램을 (사진에 특화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인수했고, 2014년에 20조 원 이상의 거금을 들여 Whatsapp (서양 및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널리 쓰이는 카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을 인수했습니다. 모두 뚜렷한 수익모델이 있는 앱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이 거금을 들여 인수한 까닭은 해당 앱들이 가지고 있는 유저 트래픽과 페이스북과의 시너지였고, 지금에 와서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VR등에도 활발히 투자하는 등, 사업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인터넷 공룡들의 다양한 사업 진출로 인해 인터넷 세계에서 독과점은 가속화되는 추세인데, 토종 소셜 네트워크 싸이월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을 보면, 국내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페이스북은 유저들에게 과금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광고 매출을 올리면서, 회사의 순익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페이스북이 2012년 상장했을 당시에는 주식이 너무 비싸다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뜻입니다)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회사의 절대가치 상승과 더불어 (수익 성장) 다양한 신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주가는 탄력을 받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출처: Facebook)
페이스북의 순이익 (출처: Facebook)
페이스북의 주가 (출처: Yahoo F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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