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벨과 폴포츠 이야기 (당신의 상대가치 #2)
비록 절대가치가 같은 기업들 일지라도 상황에 따라 상대가치가 다를 수 있듯이 사람의 상대가치도 때로는 그 사람의 절대가치와는 별개로 상이할 수 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때때로 절대가치가 동일함에도불구하고 상대가치의 변화에 따라 개인의 주가는 요동을 치기도 합니다. 다음의 두 가지 상반된 이야기를통해 상대가치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워싱턴 포스트지는 흥미로운 실험을 합니다. 그들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벨을 허름한 거리의 악사로 분장시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워싱턴 랑팡 플라자지하철역에서 45분간 공연을 하도록 몰래카메라를 기획합니다. 당시조슈아가 연주에 사용했던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우스로 가격이 무려 350만 달러를 호가하는 최고급 명품바이올린이었으며 그의 연주를 무료로 코앞에서 듣는 것은 꽤나 파격적인 행운인 셈이었죠. 하지만 결과는의외였습니다. 45분간 이곳을 지나간 사람은 1000명이넘었지만, 잠시라도 조슈아의 연주를 감상한 사람은 단 7명에불과했고, 조슈아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모인 돈은 고작 32달러에불과했습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슈야의 개런티를 환산해보면 대략 1분에 1,000달러쯤이라고 합니다만, 그가 지하철역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1분당 1달러도 안 되는 초라한 성적이었습니다. 과연 조슈아가 멋드러진 슈트를 입고 수 천명의 관객이 있는 대형 공연장에서 연주할 때의 실력과 허름한 옷을 입고 지하철역에서 연주할 때의 실력에 큰 차이가 있었을까요? 물론 환경의 변화가 컨디션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겠지만,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실력에는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그렇다면 그의 연주 실력, 즉 절대가치가 동일했다면, 무엇이 이런 큰 차이를 가져온 것일까요? 바로 상대가치입니다.
상반된 장소인 지하철과 오페라 극장에서 연주하는 조슈아 벨 (출처: 워싱턴포스트)
이번에는 한 오페라 가수의 이야기입니다. 2007년 영국의 가수 오디션 TV 프로그램「Britain`s gottalent」에 지원한 휴대폰 판매원인 36세의 남자. 허름한 옷차림에 불룩한 배에 자신감 없어 보이는 이 지원자의 겉모습을 보고 심사위원들은 큰 기대를 안 하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그의 노래가 시작되자 관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마지막 그가 노래를 끝냈을 때는 관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탄성이 쏟아져 나옵니다. 심사위원들조차 믿을 수 없다며 극찬을 하죠. 이 남자는 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당시 대회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 폭발적인 조회를 기록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이자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폴 포츠 이야기입니다. 뚱뚱한 외모에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휴대폰 판매원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된 이 남자의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며 책과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폴 포츠는 10대부터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듣고 음악에 관심을 가지며 빚을 내면서까지 루치아노 파바로티로부터 오페라 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성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는 1999년에는 영국 Itv의 한 경영 대회에서 상금을 받을 정도였다고 하니 이미 그의 노래 실력은 어릴 때부터 출중했던 모양입니다. 이런 점에 미루어 볼 때, 단순히 2007년 대회 당시 그의 노래실력 (절대가치)이 과거와 비교해서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평범한 휴대폰 판매원이었던 폴포츠를 스타로 만든 것은 상대가치의 힘입니다. 다음 포스팅에 무엇이 상대가치를 결정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폴 포츠 (출처: Britain`s gotta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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