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대체가능성 그리고 브랜드 (당신의 상대가치#3)
절대가치와 상대가치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해당 주체가 가치 산정에 개입하느냐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는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데 이는 절대 가치의 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가령, 의류를 파는 기업이 얼마나 비싸게 (가격), 많은 옷 (수량)을 적은 돈을 들여 (비용) 파느냐에 따라 이 기업의 수익이 달라지며 이는 이 기업의 절대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가치는 해당 주체의 노력 여하를 떠나 “시장에서 이 기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좌지우지됩니다. 이를 테면, 이 의류 기업이 아무리 장사가 잘되고 수익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어떤 부정적인 이슈에 의해 시장에서 이 기업에 대한 상대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면, 결국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고 일정한 수준에 머물러 있게 마련이겠죠. 영세한 회사들이 좋은 원료로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기존 유명한 명품업체의 브랜드가 들어간 제품보다 비싸게 팔리지 않는 이유도 같은 이치입니다.
절대가치와 상대가치의 또 하나의 차이점은, 정형화된 수식에 의해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절대가치에 반해, 상대가치는 다소 주관적인 요소들이 개입됩니다. 어떤 주식의 상대가치를 결정하는 데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는데, 거시적으로는 기업이 상장된 나라 주식시장의 성숙도, 기업이 어떤 산업에 속해있는지부터 미시적으로는 기업의 잠재력, 시장지배력, 브랜드, 경영진, 주주친화 정책 등이 있습니다. 이 수많은 요소들 중, 상대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보편적이고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성장성, 대체 가능성 그리고 브랜드입니다. 이 세 가지 요인들의 많고 적음에 의해 상대가치는 결정되며 이를 함수의 형태로 수식화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가치= f (성장성, 대체 가능성, 브랜드)
가령, 당신이 한 의류회사의 CEO이며 당신의 일생을 바쳐 일구어온 기업을 상장시킬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봅시다. 이 회사의 매출 규모 및 수익성, 자산 및 부채 수준, 현금흐름 창출 능력 등 따위의 회사의 절대가치는 그동안의 누적된 회사의 재무제표 장부를 뒤져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적정 주가 수준이 얼마인지를 정할 때에는 상대가치의 산정에 상당한 분석이 요구됩니다. 이때 상장 주관 증권사의 역할은 일단 당신 회사와 유사한 이미 상장된 경쟁사들을 살펴보며 이 회사의 상대가치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를 가늠해야 됩니다. 앞서 주지하였듯이,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되지만, 일반적으로 성장성, 대체 가능성 그리고 브랜드가 당신의 회사가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혹은 디스카운트되어 거래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척도입니다. 보통, 성장성이 높을수록 (낮을수록), 대체 가능성이 낮을수록 (높을수록) 그리고 브랜드 파워가 강할수록 (약할수록) 프리미엄 (디스카운트)의 상대가치를 갖게 됩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절대가치가상이한 것처럼, 사람에게 부여되는 상대가치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왜 모래판을 주름잡았던 씨름 천하장사들은 격투기 선수로 전향했을까요? 왜 A급 연예인들의 수입은 평범한 연예인들과 비교할 때 수 십배 혹은 수백 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왜 조슈아 벨은 대형 홀에서 공연할 때는 1분당 1000달러 이상의 개런티를 받았지만, 지하철 역에서 45분간 공연했을 때는 고작 32달러를 벌어들였던 것일까요? 꾸준히 오페라를 취미 삼아 해오던 핸드폰 판매원은 어떻게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었을 까요? 상대가치를 결정짓는 요소들 (성장성, 대체 가능성, 브랜드)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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