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의 확산 (당신의 주가 상승을 위하여#2)
과거 미디어의 범주는 TV를 중심으로, 신문, 잡지, 라디오등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보급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방송을 하는 방식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줄여서 “마리텔”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기존의 TV 토크쇼들이 유명 스타들이 나와서 MC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마리텔은 스타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네티즌들과 소통하며 인터넷 생방송을 하는 1인 방송이 콘셉트입니다. 요식업 사업가 백종원 씨, 마술사 이은결 씨, 필라테스 강사 양정원 씨 등 기존 TV 토크쇼에서는 활발히 활동하지 않았던 이들이 마리텔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기존의 진부한 TV 토크쇼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에게도, 스타들과 채팅을 통해 교감하며 실시간으로 방송에 참여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마리텔은 MBC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1인 미디어의 기원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페이팔 마피아 (인터넷 결제서비스인 페이팔을 이베이에 15억에 매각한 페이팔 창업자들은 추후에도 여러 차례 잭팟을 터뜨리며 실리콘밸리의 유력한 그룹으로 부상,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엘론 머스크, 유튜브의 스티프첸, 채드 헐리, 링크드인의 레이드 호프먼 등이 해당) 중 일부는 2005년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1년 뒤인 2006년 구글이 16억 5천만 달러(한화로 약 1.8조)에 이 동영상 공유 스타트업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했습니다. 이 동영상 공유 스타트업이 오늘날 세계 2위의 검색엔진이 된 유튜브입니다. 기존의 미디어에는 인지도가 있는 유명한 사람들만 출연할 수 있었지만, 유튜브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게다가 2007년부터는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자들에게 광고수익의 일부를 주기 시작함으로써, 전 세계 수많은 유튜버들이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제공하게끔 하는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게임, 뷰티, 코미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는 유튜버들이 생겨나게 됐고 어떤 이들은 수백만 명 이상의 팬 층을 거느리며 웬만한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 미국의 엔터/미디어 잡지 Variety가 미국의 10대를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타들보다 오히려 유튜브 스타들이 압도적인 차이로 10대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얼굴인 조니 뎁, 제니퍼 로렌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보다 개인 방송을 하는 유튜브 스타들이 10대들에게 인기가 더 많다니 놀랍지 않나요?
실제로 이들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한 수준인데, 게임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PewDiePie의 경우, 팔로워를 약 4천 8백만명정도 (2016년 10월 기준) 거느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 전체가 그의 방송을 구독할 정도로 막강한 팬덤을 거느린 셈이죠. PewDiePie의 진행자 스웨덴 청년 Felix Arvid Ulf Kjellberg는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2010년 유튜브에 처음 게임 방송을 시작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본인 방송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부모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니던 대학을 그만둡니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이 끊긴 그는 길거리 가판대에서 핫도그를 팔며 생계를 유지했고 2013년 마침내 유튜브 사상 최대의 팔로워들을 거느리게 됩니다. 그의 방송에서 나오는 막대한 트래픽 덕분에 엄청난 광고수익을 벌어들이며 그의 2015년 연간 수입은 대략 137억을 기록하게 됩니다. 그가 대학을 계속 다녀서 직장에 취업했다면 상상할 수 도 없는 금액이죠.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1인 미디어 플랫폼들이 있으며 대표적인 플랫폼은 아프리카 TV입니다. 아프리카 TV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더라도 아프리카 유명 BJ들의 닉네임을 (철구, 양띵, 김이브, 대도서관 등) 한번 정도는 들어보셨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비록 제한적인 컨텐츠 (먹방, 겜방에 치우친 구조)와 수익을 내기 위한 지나치게 자극적·선정적인 방송은 국내 1인 미디어 산업이 풀어야 할 숙제이겠지만, 1인 미디어 관련 산업의 성장세는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1인 콘텐츠 제작자들을 관리하는 MCN (Multi Channel Network)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고 이러한 MCN에 투자하는 대기업들도 많아졌습니다. 일례로 2013년 드림웍스는 어썸니스 TV를 3300만 달러에 인수했고 디즈니는 2014년 메이커 스튜디오를 5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KBS나 MBC 같은 기존 방송사들도 MCN과 협력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으며 CJ E&M도 MCN플랫폼 다이아 TV를 런칭했습니다.
이렇게 1인 미디어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 뭘까요? 그들은 상대가치의 중요성 f (성장성, 대체 가능성, 브랜드)을 이해하고 비약적인 주가의 상승을 경험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성장하는 분야에 있으며, 대체 가능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들이 게임, 먹방, 뷰티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들보다 더 게임을 잘하고, 잘 먹고, 화장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콘텐츠로 방송한다고 해도 이미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대체하기란 어렵겠죠. 최근에 아프리카 TV에서 대도서관, 양띵 등 주요 BJ들이 아프리카 TV의 갑질에 반기를 들며 이탈을 했는데, 결국 아프리카 TV는 개인 방송정책을 변경하고 BJ들의 요구를 수용하며 백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거대한 공장에서 찍어낸 레디메이드 인생이 아니며 지속해서 무언가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이자, 평범한 스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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