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
반 고흐, 폴 세잔, 프리다 칼로, 다자이 오사무, 카뮈, 니체 등등. 불멸의 작품을 남긴 예술가들의 생애를 보면 끔찍한 경우가 많다.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렸거나, 가정생활이 불행했거나, 자살했거나, 미쳐버렸거나 (혹은 동시대의 사람들이 미쳤거나) 등등. 고통은 예술의 필수조건인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안정은 자기 파괴를 끊임없이 행해야 하는 예술가가 멀리해야 할 독이다. 1류는 결코 안락한 여건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얼마 전,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을 봤다. 청년 원상은 자신의 애인과 바람난 유부남 원식이 일하는 출판사에 취직한다. 서로 가까워진 두 사람은 묘한 유대감을 느낀다. 어느 날, 왜 작가가 되지 않았냐는 원상의 물음에 원식은 답한다. "작가라는 게 근본적으로 원한이 있어야 돼. 영혼의 상처. 후벼 파서 팔아먹을 상처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너무 평탄하게 살았어" 이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나는 너무 평탄하게 살았어, 나는 너무 평탄하게 살았어. 아- 미생이여!
윤동주 시 <아우의 초상화>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늬는 자라서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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