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가는 절대가치와 상대가치의 결과 (당신의 주가는 얼마인가#3)
그렇다면 당신은 얼마짜리 인간일까요? 저는 기업의 주가 분석 시 활용되는 요소들이 인간의 경제적 가치를 가늠하는 요긴한 도구가 될 수 도 있음에 주목합니다. 기업의 적정주가를 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수익 추정과 밸류에이션입니다. 우선 기업의 수익추정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을 이해해야 하고, 경쟁구도,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 비용 등을 추정합니다. 가령 삼성전자 모바일 부서의 수익을 추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의 판매 대수 (수량, Quantity)와 평균 판매단가 (가격, Price, 흔히 ASP, Average Selling Price라고 함) 그리고 비용 (원가, 마케팅 비용, 인건비, R&D 등)을 추정합니다. 예컨대 스마트폰 판매 대수가 100개, 평균 판매단가가 10원이라면 매출은 1000원입니다. 스마트폰을 판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900원이라면 수익은 100원입니다. 여기서 스마트폰의 마진 (수익성, margin)은 수익/매출, 즉 10% (100원/1000원)가 되지요.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수치를 단순화시켰을 뿐이지 삼성전자의 매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5년 기준 3억 개가 넘으며 매출은 100조 안팎입니다)
두 번째로, 수익추정을 하는 것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밸류에이션입니다. 밸류에이션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직관적이면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비슷한 경쟁기업들과 대비해서 해당 기업이 얼마나 비싸게 혹은 싸게 거래가 되는지를 알아보는 상대적 밸류에이션 방법입니다. 단순한 예를 들자면, A기업이 벌어들이는 1주당 순익 (EPS, Earnings Per Share)이 10원인데 현재 주가가 100원이라고 하면 이 기업의 P/E (Price toEarnings per Share, 상대적 밸류에이션 방법 중의 하나,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는 10배입니다. 즉, 투자자들은 EPS가 10원인 A기업에 대하여 10배만큼 의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에 현재 형성된 A기업의 주가는 100원인 것입니다. 물론 산업군, 개별의 회사마다 밸류에이션의 방법은 상이 할 수 있으며, 앞서 언급한 P/E (Price/EPS)가 기업을 평가하는데 언제나 옳은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이 글은 재무 공부를 위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재무에 경험이 없는 분들의 이해를 돕고 손쉬운 비유를 위하여 P/E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100원에 머물러있는 A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기 위한 요건은 뭐가 있을까요? 첫째로, 투자자들이 A기업의 EPS에 대하여 10배 정도의 값을 지불하는 것이 적정 수준으로 여긴다면 (P/E 배수가 고정되었다면), A기업의 순익을 늘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 P/E=10배의 경우, (투자자들이 A기업에 지불하고자 하는 값) 현재 A기업의 EPS 10원을 20원으로 늘린다면 주가 P는 200원으로 2배가 됩니다. 주식수가 일정하다는가 정하에, EPS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매출을 신장하고 비용을 통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배수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현재 A기업이 10배에 거래되고 있지만, A기업의 본 사업이 호황기에 접어들 경우, 경영직의 혁신, 신규사업의 기대감 등에 의해 A기업은 10배를 넘어서 프리미엄에 거래가 됩니다. 즉, EPS 가 10원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A기업의 주가는 기존 P/E 10배, 주가 100원에 거래되던 것과는 달리 20배 (200원), 30배 (300원)에거래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A기업과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면서 똑같은 순익을 내는 경쟁기업 B의 주가가 5배의 P/E에 (1주당 순익이 10원, 주가가 50원) 거래되고 있다면 A기업의 주가 100원은 (P/E=10배 일 경우) B기업 대비 2배의 프리미엄에 거래가 되고 있는 것이고 기업의 수익과 같은 정량적 가치 이외에, 회사의 본원적 경쟁력, 경영진의 능력, 투명한 경영구조 등이 A기업이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요인일 것입니다.
이제 지루한 재무 설명은 끝났습니다. 주가 산정의 기초적인 개념을 설명하고자 많이 돌아왔습니다만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즉, 당신의 경제적 가치 P (가격, Price)는 당신이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지 (1주당 순이익, EPS) 그리고 타인들이 당신을 어느 수준으로 평가하는지 (배수, P/E)에 의해 결정됩니다. 누군가는 시간당 6030원의 최저임금 (2016년 기준)을 받고 땀 흘려 8시간 일하면 48,240원을 손에 쥐지만, 어떤 이는 편하게 1시간에 10만 원, 100만 원의 시간당 임금을 받고 심지어 워런 버핏은 몇 시간의 점심식사 만으로 어떤 사람은 평생 만져보지 못할 돈을 버는지는 기업의 주가 산정을 하는 원리로 설명 가능합니다. 즉 개개인이 창출하는 가치 및 사회가 개개인에 부여하는 값 (배수)의 차이가 이러한 불평등을 초래하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논리입니다.
나는 얼마짜리 인간일까? (Quizzle 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