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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돈의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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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중섭 Oct 02. 2022

시장에 바보들이 없다면

#22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모든 증권 시세는 단지 주식들이 바보들보다 많은 지, 또는 바보들이 주식들보다 많은지에 달려 있다.”에 말한 바 있다. 그는 <투자는 심리게임이다>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카드놀이, 특히 포커 놀이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상대편의 생각을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경제 사건들을 바보들이 어떻게 분석하는지를 듣고 배우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투자자는 자기가 똑똑해서 이익을 얻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으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은 바보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운다. 특히 따라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바보들로부터 배운다.”


시장에는 실로 많은 바보들이 존재한다. 부화뇌동하는 바보. 인내심이 없는 바보. 매매를 멈추지 않는 바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똑똑한 바보. 어쩌면 돈에 관한 글을 쓰며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는 본인 역시 바보 중 하나일 수 있다. 현명한 투자자 입장에서 바보들은 고마운 존재이다. 왜냐하면 시장은 바보들로부터 현명한 투자자에게로 부가 이전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사이클을 칵테일파티에 비유해보자. 현명한 투자자는 사람이 거의 없는 파티장에 들어와 조심스럽게 칵테일을 마시며 분위기를 살핀다. (사이클 초기) 이후 기관 투자자가 파티장에 진입하면서 칵테일파티는 입소문이 난다. 대중 미디어가 칵테일파티를 다루고 피리 부는 사나이와 어중이떠중이들이 진입하면서 파티장은 붐비기 시작한다. (사이클 중기) 이때부터 현명한 투자자는 냉정하게 상황을 진단하고 파티장을 언제 나갈지 고민한다. 만취한 사람들이 생기고 파티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른다. 평소에 칵테일을 마시지 않던 사람들까지 파티장에 진입하자 현명한 투자자는 실속을 챙기고는 서서히 파티장을 떠난다.


인상적인 점은, 현명한 투자자가 파티를 떠난 상황에서도 바보들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더 큰 바보 이론’ 덕분이다. 더 큰 바보 이론은 특정 자산의 가격이 내재 가치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인 믿음 때문에 형성된다고 본다. 형편없는 자산을 비싼 가격에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더 높은 가격에 사 줄 더 큰 바보가 있다면, 해당 가격이 정당화되는 심리를 뜻한다. 파티장에 남겨진 바보는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심정으로 폭탄 돌리기를 하며 더 큰 바보를 찾는다. 더 큰 바보한테 폭탄을 떠넘기는 데 성공했다면 그는 현명한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일정한 수준의 알파를 (시장 초과 수익률)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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