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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어떻게 조직의 대화를 바꾸는가?

논문 소개 : EASI 모델로 본 감정의 힘

by Kay

How Emotions Regulate Social Life

: The Emotions as Social Information (EASI) Model


https://journals.sagepub.com/doi/abs/10.1111/j.1467-8721.2009.01633.x


Van Kleef, G. A. (2009). How emotions regulate social life: The emotions as social information (EASI) model.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8(3), 184-188.




1. 이 연구를 3줄로 요약하면?

감정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절하며, 그 방식은 감정이 관찰자들에게 유발하는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

감정이 전달하는 정보의 효과는 관찰자의 정보 처리 동기와 사회적 관계 요인에 의해 조절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감정을 사회적 정보로 활용하는 모델(EASI 모델)"을 제안하고 검증한다.


2. 저자는 이 연구를 왜 했는가?

저자는 기존의 감정 연구가 개인 내부(intrapersonal)의 영향에 치중되어 있던 한계를 극복하고, 감정이 사회적 상호작용(interpersonal)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였다.


3. 이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개념은?

감정을 사회적 정보로 활용하는 모델(EASI 모델): 감정이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을 통해 관찰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

추론적 과정(Inferential processes): 감정 표현이 관찰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

정서적 반응(Affective reactions): 감정 표현이 관찰자의 감정을 변화시키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4. 저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 연구를 했나?

다양한 사회적 맥락(갈등, 협상, 리더십, 팀워크)에서 감정 표현의 영향을 연구한 기존 연구를 통합하고 분석.

EASI 모델의 두 가지 경로(추론적 과정, 정서적 반응)를 실험적으로 검증한 사례 연구를 제시.


5. 연구의 결과는?

감정 표현은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을 통해 관찰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정보 처리 동기와 사회적 관계 요인은 이 두 경로의 상대적 영향을 조절한다.

EASI 모델은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감정 표현이 행동에 미치는 상호작용적 효과를 설명할 수 있다.




[상세 정리]


1. 서론 (Introduction)


감정은 단순히 개인 내부의 영향을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통적인 감정 연구는 개인의 감정 상태가 인지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지만, 본 연구는 감정 표현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특히, 부모-자녀 관계, 협상, 리더십 등의 맥락에서 감정의 사회적 기능을 분석하며, 이를 통합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EASI 모델이 제안되었다.



2. 감정을 사회적 정보로 활용하는 모델 (The Emotions as Social Information (EASI) Model)


EASI 모델은 감정을 사회적 정보로 보는 사회적 기능적 접근에 기반을 둔다. 이 모델은 감정 표현이 관찰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주요 경로를 제시한다. 감정 표현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관찰자의 감정을 변화시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은 상황적 맥락과 정보 처리 동기에 따라 달라진다.




2.1 추론적 과정 (Inferential Processes)


추론적 과정은 감정 표현이 관찰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이로부터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이다. 관찰자는 감정 표현을 통해 감정을 느끼는 사람의 감정 상태, 태도, 관계적 방향성, 그리고 행동 의도를 유추할 수 있다. 이는 상황과 감정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 변화를 이끈다.


감정 표현이 전달하는 정보

- 화남(Anger): 목표가 방해받았거나 잘못된 행동이 있었음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관찰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정하려는 행동(예: 사과, 개선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 행복(Happiness): 상황이 긍정적이며 관계가 원활함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관찰자는 현재 방향을 유지하거나 더 적극적인 협력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슬픔(Sadness):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나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관찰자로 하여금 도와주거나 위로하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연구 사례

- 사회적 참조(Social Referencing): 고전 연구에 따르면, 아기가 '시각적 절벽(Visual Cliff)' 상황에서 어머니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절벽을 건너는 행동을 시도했다. 반면 어머니가 두려운 표정을 지으면 건너지 않았다. 이는 감정 표현이 상황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 협상(Negotiation): 화난 상대방과의 협상에서는 상대방이 협상의 한계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음을 유추하여,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낸다. 반대로 행복한 상대방은 협상의 한계가 낮다고 판단되어, 양보를 줄이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리더십(Leadership): 팀의 리더가 화난 표정을 지을 경우, 팀원들은 자신의 성과가 부족하다고 추론하여 성과를 개선하려는 동기를 느낀다. 반면 리더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 성과가 좋다고 판단하여 기존 방향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추론적 과정의 특징

- 일관성: 특정 감정은 상황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비슷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화는 항상 갈등이나 문제를 나타낸다.
- 상황 의존성: 감정 표현의 효과는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협상과 개인적 관계에서 화 표현이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
- 이처럼 추론적 과정은 감정 표현이 관찰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강력한 메커니즘임을 보여준다.


2.2 정서적 반응 (Affective Reactions)

정서적 반응은 감정 표현이 관찰자의 감정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는 두 가지 주요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정서적 반응의 주요 경로

- 감정의 전염(Emotional Contagion): 감정 표현은 관찰자에게 직접 전달되어 동일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거울 뉴런 활동(mirror-neuron activity), 모방(mimicry), 그리고 신체적 피드백(physiological feedback)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행복한 표정을 관찰하면 미소를 짓게 되고, 이는 긍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킨다. 결과적으로, 관찰자는 감정을 느낀 상대방의 기분에 동조하는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 관계적 감정 형성(Relational Affect): 감정 표현은 관찰자가 표현자를 어떻게 느끼는지, 즉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되는지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협상에서 화난 상대방은 불쾌감을 유발하여 협상 후 재회 가능성을 낮추는 반면, 행복한 상대방은 만족감을 높여 협력적인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연구 사례

- 리더십에서의 정서적 반응: 화난 리더는 팀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고, 팀원들이 리더와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게 만들 수 있다. 반면 행복한 리더는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주고, 협력과 만족도를 높인다.

- 협상에서의 정서적 반응: 화난 협상 상대는 관찰자에게 분노를 유발하고 경쟁적, 보복적인 행동을 초래한다. 반대로 행복한 협상 상대는 관찰자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심어 주고 협력적인 태도를 이끌어 낸다.


정서적 반응의 행동적 결과

- 긍정적 정서의 효과: 행복한 감정 표현은 관찰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지속하려는 동기를 유발한다.
- 부정적 정서의 효과: 화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 표현은 경쟁적 행동이나 관계 단절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정서적 반응은 감정 표현이 관찰자의 감정을 변화시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강력한 경로이며, 이는 관계의 질과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2.3 수렴하는 과정과 상충하는 과정 (Converging Versus Competing Processes)

감정 표현은 관찰자에게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 이 두 과정은 다음과 같이 서로 결합하거나 상충하여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수렴하는 과정 (Converging Processes)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이 동일한 행동을 유도할 때 수렴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슬픔을 표현할 경우, 관찰자는 "상대방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추론(추론적 과정)을 하고, 동시에 연민과 동정심(정서적 반응)을 느낀다. 결과적으로 관찰자는 상대방을 돕는 행동을 하게 된다.


상충하는 과정 (Competing Processes)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이 서로 상반된 행동을 유도할 때 상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협상 상황에서 상대방이 화를 표현하면, 관찰자는 "상대방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추론을 통해 협조적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상대방의 화에 자극받아 분노(정서적 반응)를 느끼고 경쟁적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행동은 관찰자의 상황 해석과 전략적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상호작용의 영향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화난 표현은 "상대가 나를 비난하고 있다"는 추론을 유발하며, 이는 관찰자의 분노를 증폭시킬 수 있다. 반대로 정서적 반응(예: 공감)은 추론적 과정에 영향을 미쳐 더 협력적인 해석과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


주요 요인

- 정보 처리 동기: 관찰자가 얼마나 정보를 철저히 처리하는지가 두 과정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 사회적 관계 요인: 감정 표현의 적절성, 관계의 성격, 그리고 문화적 규범이 두 과정의 상호작용을 조정한다.
- 이처럼 수렴하는 과정과 상충하는 과정은 감정 표현이 관찰자 행동에 미치는 복잡한 영향을 설명하며, 상황과 관찰자의 상태에 따라 행동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정보 처리와 사회적 관계 요인 (Information Processing and Social-Relational Factors)


EASI 모델에 따르면, 감정 표현이 관찰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정보 처리와 사회적 관계 요인에 의해 조정된다. 이 두 요인은 감정 표현이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 중 어느 경로를 더 강하게 활성화할지 결정한다.


3.1 정보 처리 (Information Processing)

감정 표현은 정보를 전달하는데, 관찰자의 정보 처리 동기와 능력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

정보 처리 동기가 높을 때 관찰자는 감정 표현을 더 깊이 분석하여 추론적 과정을 활성화한다. 예를 들어 협상에서 시간이 충분하거나 상대방의 의도가 중요하게 여겨질 때, 관찰자는 상대방의 감정을 분석해 협상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정보 처리 동기가 낮을 때 관찰자는 감정 표현을 단순히 받아들여 정서적 반응에 의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간 압박이나 높은 권력감을 느낄 경우, 감정을 깊이 분석하지 않고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으로 행동한다.


3.2 사회적 관계 요인 (Social-Relational Factors)

감정 표현의 효과는 사회적 관계와 맥락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 사회적 관계의 특성: 가까운 관계에서는 감정 표현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슬픔 표현은 낯선 사람보다 더 큰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 표현의 적절성: 감정 표현이 상황적으로 적절하면 협력적 행동을 유발하지만, 부적절하면 부정적인 정서적 반응과 경쟁적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상에서 상대방의 화가 자신의 제안에 대한 반응일 경우 협력을 유도하지만, 개인적 공격으로 보이면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 문화적 규범: 감정 표현의 효과는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개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허용적이지만,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억제된 감정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4. 결론 및 향후 연구 방향 (Conclusions and Future Directions)


EASI 모델은 감정 표현이 추론적 과정과 정서적 반응을 통해 관찰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이 모델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기존의 감정 연구를 보완한다:


감정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며, 개인 내부에서의 효과뿐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의 효과를 조명한다.

감정을 구체적(discrete) 형태로 다루며, 특정 감정(예: 화, 행복)이 전달하는 정보를 분석한다.

정보 처리 동기와 사회적 관계 요인이라는 두 가지 주요 조절 변수를 통해 감정 표현의 효과를 설명한다.


EASI 모델은 현재까지 협상, 갈등, 리더십, 팀워크와 같은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검증되었으며, 다양한 맥락에서 감정의 상호작용적 효과를 설명하는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조직 안에서 감정은 단순히 개인의 감정 표현으로 끝나지 않는다. 감정은 구성원 간 상호작용의 방향을 결정하고, 팀의 성과와 조직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EASI 모델이 강조하는 바와 같이, 감정은 단순히 개인의 내적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보로 작용하여 관찰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HR관점에서 이 모델은 직원들의 감정 표현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조직에서 감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HR Analytics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KOTE 모델과 같은 세밀한 감정 분류 도구를 통해 직원 설문, 리뷰, 피드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조직의 전반적인 정서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만과 좌절이 높은 부서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팀의 긍정적인 정서를 증폭시키는 리더십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은 HR의 역할을 넘어 조직 전체의 성공에 기여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감정은 조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도전 과제이다. 감정을 사회적 정보로 보는 관점은 HR 담당자로 하여금 구성원들의 감정 표현을 데이터로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행동 전략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이는 조직의 복잡한 관계와 갈등을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와 협력을 이끄는 데 필수적인 통찰이다.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기술은 조직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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