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을 챙기던 관리자에서, 혁신의 버팀목으로.

조직 리더는 AI 시대에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할까?

by 김상균

최근 2년간 기업에서 이 주제로 강의한 횟수가 100번은 된 것 같다.

강의에서 내가 강조하는 리더십 전략은 크게 5가지이다.

거칠게, 중요한 부분만 정리해 본다.


1.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AI의 발전을 접하면서도 막상 AI로 인한 세상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리더들도 적잖다.


자본 레버리지 시대가 AI 레버리지 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2024~2025년, 종업원 수십 명으로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무섭게 등장했다.

전통적으로 인당 매출액이 높은 일부 빅테크의 1인당 매출액이 50억 원 이하였다면, 이런 기업들은 60~70억 원을 넘어선 경우도 보인다.

임원들까지 AI를 쓸 필요는 없지 않냐고 반문하는 이들에게는, 국내 철강회사 AI 로그 78만 건을 분석한 사례(작년 우리팀 연구원의 논문)를 소개한다.

임원 중에서 꽤 높은 비율로 이미 시민 개발자 모델에 뛰어든 점을. 그들은 누가 시켜서 자기 영역 밖으로 나간 게 아니다. 더 큰 변화에 대비하고자, 자신의 꿈을 확장하고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기업에서 리더급의 프롬프트 길이는 평균적으로 신입에 비해 두 배에 달했다. 그만큼 많이 고민하고, 깊은 맥락을 AI를 통해 풀고자 한다.

임원들까지 AI를 쓸 필요는 없다는 의견은 잘못됐다.


변화 속도가 더뎌지리라 믿고 싶은 이들에게는 이 얘기도 해준다.

이 변화에 브레이크가 없음을.

2026년: SSAFY AI 과정에서 고교 졸업자 선발

2027년: AGI 등장 가능

2028년: 현대차 생산라인(미국 공장의 서열 작업)에 휴머노이드 도입 예정

2030년: ASI 등장 가능

2033년: 아마존 직원 60만 명 해고 완료

2035년: 뉴럴링크의 BCI 상업화 예고


변화 인정을 안/못하는 이유는 이해가 간다. 변화량이 너무 크고, 빠르기 때문이다.

엄청난 스트레스 요인이다.

그러나 당장의 스트레스를 피하고자 변화를 부정한다면, 내일의 생존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리더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그렇게 된다.


2. 메타인지를 확장하자.

우리 리더들은 산업화 시대의 주역들이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가 배운 것, 현장에서 실천한 것은 정량/효율/최적화 중심이다.


1) 산업화: 2000년대 이전까지, 정량/효율/최적화 중심

2) 관계: 2000년대 이후, CX/UX/브랜드/스토리 중심

3) 성장: 2000년대 이후, 커리어/주도성/자기 계발/밸런스 중심

4) 의미: LLM 등장 이후, 정체성/존재/가치관/서사 중심


크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지능은 1 > 2, 3 > 4, 이런 이슈의 순서로 주목받아 왔다.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90년대 중반에는 고객 경험, 스토리, 커리어 개발, 이런 것을 논하기 어려웠다.

이제 어지간한 조직에서는 2, 3번 이슈는 디폴트로 보고 있기는 하다.

조직 리더를 보면, 여전히 인지 시스템이 1번에 멈춰있는 분, 2, 3번까지 확장해서 보는 분, 이렇게 나눠진다.


그런데 LLM 등장 이후로 4번이 빠르고 거대하게 대두되고 있다.

리더들의 인지가 1~4를 모두 포괄해야 한다.

구성원들도 그렇지만, 리더 스스로도 4번에서 혼란을 겪는다.

내가 이 걸 왜하지, 그래서 뭘 추구해야 하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지...

1~4를 포괄해서 인지하기 위해 AI를 활용해야 한다.

인간의 타고난 뇌가 첫 번째 지능으로 보면, AI는 두 번째 지능이다.

이제 조직 리더는 본인 & 구성원 모두가 ‘첫 번째 지능 + 두 번째 지능’을 통해 1~4번 이슈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요컨대, AI가 나의 메타인지 범위 내에 들어와야 한다.

궁금한 것 있을 때 GPT에 물어보는 행위만으로 AI 기반 메타인지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탐색/이해의 두 축을 놓고, 인지 훈련을 해야 한다.


3. 민첩하게 실험해야 한다.

AI를 안 쓰는 조직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부분 기존에 하던 것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한다.

혁신, 도전을 논할 때도 우리는 기존의 가치, 성과를 기준점으로 높고, 예측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잡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인지 시스템이 ‘1) 산업화’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행동, AI적용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확장해야 한다.

1) 자원, 시간, 인력을 줄이기 위한 AI 활용

2) 기존에 하던 것의 성과, 성능을 높이기 위한 AI 활용

3) 업무 영역, 기술 등의 한계로 시도조차 못 했던 것을 도전하기 위한 AI 활용

4) 자원, 시간, 인력이 부족해서, 단순하지만 못 했던 것을 시작하기 위한 AI 활용

리더는 1(자원, 시간, 인력을 줄이기 위한 AI 활용)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

2~4를 실천해야 한다.

현재 리더 본인, 구성원들, 팀에서 하는 AI 활용을 1~4번에 맵핑해보고, 빈틈, 결핍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2~4번에도 무언가를 그려봐야 한다.


4. 경직된 벽을 허물자.

앞서 설명한 변화 인정, 메타인지 확장, 민첩한 실험을 하려면, 모든 구성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조직의 시스템, 문화는 수십 년에 걸쳐서 형성됐다.

그 과정에서 단단하게 굳어졌다.

그런 단단함이 이제까지 우리를 흔들리지 않게 지지해 준 것이지만, 이제는 그 딱딱함이 우리의 변화를 막고 있다.

경직성을 풀어야 한다.

경직성을 푸는 시작, 힘은 리더에게 있다.


칼훈의 마우스 유니버스 실험을 찾아봐도 좋다.

과하게 단단한 시스템의 끝은 멸종이다.


5. 모두를 리더로 세워주자.

동남아에서 새끼 코끼리를 길들이는 행위를 파잔이라고 부른다.

새끼 코끼리를 나무에 묶어두고 지속적으로 학대하면서, 자아를 말살하는 행위다.

이 과정을 거친 코끼리는 성체가 되어도, 자신의 힘, 잠재력을 잊어버리고, 작은 채찍에 따라서 움직인다.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이 파잔된 상태는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제라도 그들이 내려 받은 비전, 미션, R&R에만 끌려다니는 존재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 비전, 미션을 세우고 자신의 R&R을 재설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 다음에야 그들이 AI를 자신의 팔로워, 두 번째 지능으로 삼고, 비상할 수 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조직의 리더가 되는 과정은 최소 십년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제 신입사원까지도 단기간에 리더십을 품고,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게 급격하게 변신해야 하니까.

그리고 이 변신을 기존 리더가 이끌어야 하니까.

그래도 해야 한다. 포기하면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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