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어색함: 한국인이 낯선 이와 대화를 꺼리는 이유

스몰토크 어려워요 ㅠㅠ

by 김상균

잡담, 어색함: 한국인이 낯선 이와 대화를 꺼리는 이유

[WHY] Small talk, big discomfort: Why Koreans don't chat with strangers


이 주제로 중앙일보와 짧게 인터뷰했습니다.

제가 답변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1. 현대 한국인들이 의사소통에서 스몰토크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것에서 유일한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문화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스몰토크는 중요하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여야 하는데, 그때도 ‘어떤 이야기가 지금 제일 맞을까?’를 생각하다가 입을 못엽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관계지향적 사회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여기서 한국 사회의 관계는 지극히 상명하달, 목표지향적입니다. 윗사람이 얘기하면 다른 이들은 리액션하고, 회사 밖의 모임에서도 일 얘기만 하니까요. 이런 배경이 합쳐져서 스몰토크를 일 얘기보다 더 어렵게 느끼지요.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체면, 평판도 이슈가 됩니다. 뭐를 얘기하건 실명으로 할 때는 앞서 언급한 정답, 효율화, 관계지향성 이슈로 자신의 체면, 평판에 신경을 너무 쓰게 됩니다. 최근 스레드를 보면 익명으로 오만 얘기를 다 하는데요. 그런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체면, 평판에도 너무 신경쓰고, 그게 스몰토크를 막는 것 같아요.

2. 해외에 비해서 한국에서 스몰토크가 비교적 흔하지 않은 문화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어떤 요인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는 눈치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 사전에도 등재된 단어죠. 우리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눈치로 분위기를 읽어내야 뛰어난 사람이라고 봅니다. 반면 외국은 언어, 대화를 통해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편이죠. 따라서 낯선 이가 곁에오면 스몰토크를 해야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낯선 이가 곁에 오면 눈치로 때려잡죠.
우리라는 인식도 다른 것 같아요. 서구 사회는 낯선 이를 잠재적 이웃, 우리로 보는데, 한국 사회에서는 낯선 이를 ‘우리’가 아닌 잠재적 경쟁자로 보다보니 쉽게 말을 못 붙이는 것 같습니다.

3. 교수님께서 제자 및 파트너들에게 스몰토크를 하고자 노력하셨을 때, 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후의 제자와 파트너들의 관계 향상에 도움이 됐는지도 함께 여쭙고 싶습니다.
논문, 연구가 아니라 스몰토크를 하면, 제자들은 보통 더 재밌어 하는 것 같아요. 딱딱하지 않은 얘기, 일상, 부담 안 되는 얘기, 조금은 개인적 얘기, 의외의 얘기, 자신(제자)도 잘 아는 얘기 등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즉, 제 스몰토크는 앞서 언급한 벽인 정답, 효율, 상명하달, 목표에서 벗어난 얘기입니다.
솔직히 저도 스몰토크가 쉽지는 않아서, 제가 생각한 기준에 맞추려다 보니, 은근히 노력하게 됩니다. 물론 이게 티나면 안 되지만요. 티나면 제자들이 오히려 부담을 느끼니까요.
이런 노력을 하면서, 깨닫게 됩니다. 역시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스몰토크를 더 배워야 하는구나!


기사(영자신문) 원문은 이렇습니다.

https://koreajoongangdaily.joins.com/news/2026-04-18/why/WHY-Small-talk-big-discomfort-Why-Koreans-dont-chat-with-strangers/2569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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