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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Jun 06.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기억(9)

[기억 3주차 - 신경] 2. 기억의 신경생물학

신경가소성                                                              

    앞선 글에서는 뉴런들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 대해서 배웠다면, 이번엔 실제로 기억이 어떻게 뉴런을 통해 형성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인 신경계의 구조는 배아 발생 시기에 확립되지만 출생 이후에도 신경계의 구조는 종종 변화합니다. 이를 바로 신경세포의 가소성(neural plasticity)라고 합니다.

신경세포와 가소성 / 그림출처: Campbell Biology

    시냅스의 활성이 다른 시냅스들과 연관되면 이 시냅스의 연결은 강화되고, 다른 시냅스와의 연관성을 잃게 되면 이 시냅스의 연결은 약화됩니다. 이렇게 외부의 자극, 경험, 학습에 의해 시냅스가 증가되고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신경계의 구조가 재조정되는 것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억의 형성도 뉴런의 신호전달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시냅스의 변화는 기억의 형성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기억이 지속적으로 재공고화되면 그 신호에 관여하는 시냅스는 그 연결을 강화할 것입니다. 시냅스의 연결이 강화된다는 것은 뉴런의 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닌(!) 뉴런에서 뻗어 나오는 가지의 수와 그 가지들의 연결부위인 시냅스의 수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냅스의 수가 증가하면서 연결이 강해지고 그만큼 전달되는 신호의 세기나 빈도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신경전달물질이나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의 변화를 통해 신호전달의 세기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i) 신경전달물질 : 시냅스전 신경세포에서 합성되고 방출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이나 시냅스에서 분해되는 정도에 따라 그 자극의 세기나 빈도수가 달라지면서 전체적인 신호에 영향을 줍니다. 

신경전달물질의 작용과 분해 / 그림출처: Wikimedia Commons

    ii) 수용체의 변화 : 시냅스후 신경세포에서는 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의 수에 따라 받아들이는 신호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신경전달물질과 결합 가능한 수용체의 수에 따라 자극에 대한 민감도, 반응성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장기상승작용

    신경계에서는 시냅스 간 연결을 변화시켜 시냅스 전달의 강도를 장기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를 바로 장기상승작용(long-term potentiation, LTP)이라고 합니다. 뉴런에 자극을 주는 빈도수를 높이면 시냅스후 뉴런의 전위의 크기가 안정적으로 장기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LTP는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상승작용 이전의 시냅스 / 그림출처: Campbell Biology

    현재까지 알려진 LTP의 가장 대표적인 기전은 글루탐산과 그 수용체인 NMDA 수용체와 AMPA 수용체에 관한 것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시냅스전 신경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이 방출되면, 시냅스후 신경세포의 NMDA 수용체에 결합하여 통로가 열리게 되고, 이를 통해 이온들이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에 따라 AMPA 수용체들이 막으로 이동하고 시냅스에 존재하는 수용체의 수가 증가하여, 신경전달물질을 받아들이는 효율성이 증가합니다. 그 결과로 시냅스후 신경세포의 신호에 대한 반응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뇌와 기본적 해부도

대뇌피질 / 그림출처: http://blog.naver.com/thskdi92/150182794612

    이제는 작은 부품들이었던 뉴런에서 큰 집합인 뇌로 나아가 봅시다. 사람의 뇌는 굉장히 복잡한 기관으로 그 형태와 기능에 따라 여러 구조물로 나뉩니다. 특히 그중에서 대뇌는 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고등정신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구조 중 하나입니다. 대뇌의 피질은 크게 그 위치에 따라,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의 4개의 엽(lobe)으로 나눠지는데요. 대뇌 피질은 나뉜 엽마다 각기 다른 특정 기능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마(hippocampus) /그림출처: http://blog.naver.com/hongik_ok/150156424183

    그럼 우리 글의 주제인 기억과 연관된 뇌의 부위는 과연 어디일까요? 바로 대뇌와 시상하부 사이에 존재하는 변연계에 위치한 해마라는 영역입니다. '해마'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해마(hippocampus)는 실제로 동물 해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해마가 기억과 관련하여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코싸인 신경생물팀]







참고문헌

[1] Reece, Urry 외 4인, Campbell Biology 9th edition, Bioscience, 2012.

[2] 강봉균, 「기억과 시냅스 가소성」, 한국 뇌 학회지, Vol. 1, No. 1, pp. 13-24, June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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