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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Jun 05.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기억(8)

[기억 3주차 - 신경] 1. 뉴런과 신호전달

    저번 시간까지 살펴봤던 심리학적 관점에서의 기억과는 다르게, 이번 주부터는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기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복잡한 특정 상황에서의 기억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뇌에서 이루어지는 기초적인 기억 형성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뉴런이란

    우리 몸 안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를 바로 신경세포(뉴런, neuron)라고 합니다. 뉴런은 신경계를 이루는 구조적∙기능적 단위로,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통해서 정보를 전달합니다.  

뉴런의 구조 / 사진출처 : Wikipedia

    뉴런은 크게 핵과 여러 소기관을 포함하는 신경세포체, 신호를 전달받는 수상돌기, 다른 뉴런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뉴런은 수상돌기를 통해 신호를 받아들이고, 축삭을 통해 쭉 이동한 다음, 축삭의 가지 끝에 도달하면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이때 뉴런 간의 신호정보는 시냅스라고 불리는 뉴런의 축삭돌기 말단과 다른 세포의 접합부를 통해 전달됩니다. 이러한 뉴런에서의 신호전달은 전기적으로 또는 화학적으로 전달 가능합니다. 


군소는 신경생물학이 발전하는데 큰 도움을 준 생명체이다 / 사진출처 : Wikimedia Commons

    뉴런과 같은 신경세포들의 구조나 역할, 그리고 신경계의 구성 등을 연구하는 데에는 여러 생물들의 도움이 컸는데요, 가장 큰 도움을 준 생물 중 하나가 바로 군소입니다. 군소는 얕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달팽이의 한 종류로 그 뉴런의 크기가 굉장히 큽니다. 또한 군소는 다른 생물들에 비해 신경계의 구성이 매우 단순하다는 점에서도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에릭 리처드 캔들(Eric Richard Kandel)을 주축으로 한 많은 과학자들이 군소의 신경계를 이용하여 학습과 기억에 대한 연구가 진행하여 왔고, 이러한 연구들은 신경생물학이 발전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습니다. 


뉴런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 / 그림출처 : Wikimedia Commons

뉴런 내에서의 전기적 신호

    축삭 내에서 신호가 전달될 때는 전기적인 신호를 주로 이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신호를 전달하고 있지 않은 세포 내에는 세포 밖과의 이온 농도 차에 의해 상대적으로 (-)의 전하를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포 밖과 안의 전위차를 막전위라고 하는데, 신호가 전달되면 막에 있는 이온통로들의 개폐가 조절되면서 이온이 이동하여 막전위가 변화합니다. 평소의 세포는 휴지막전위(resting potential)로 -60~-80mv의 전위를 유지하다가, 막전위가 큰 폭으로 변화하면서 세포 내부가 (+)의 전하를 띄게 됩니다. 이를 바로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활동 전위가 축삭을 따라 계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신호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전기적 신호를 축삭에서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바로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미엘린 수초(myelin sheath)입니다. 미엘린 수초는 슈반세포에 의해 생성되어 축삭을 여러 층의 세포막으로 감싸고 있는데요, 지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전기적 절연체로써 작용합니다. 

미엘린 수초와 도약전도 / 그림출처 : Campbell Biology

    이 수초가 없는 축삭의 부분들은 랑비에 결절(node of Ranvier)이라고 합니다. 활동전위는 이 결절 부분에서만 형성되는데요, 그 결과 활동전위가 결절에서 결절로 건너뛰며 전달되는 도약 전도가 나타나게 됩니다. 뉴런 내부에서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전기적인 방법으로 신호가 전달됩니다. 


뉴런 간에서의 화학적 신호

신경전달물질을 통한 화학적 신호 / 그림출처 : Campbell Biology

    뉴런 간의 신호전달은 전기적 시냅스를 통해 전류가 직접 전달되기도 하지만, 주로 화학적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을 통해 전달됩니다. 신경전달물질이란 뉴런에서 합성되고 방출되어 시냅스를 통해 다음 뉴런으로 전달되는 물질을 말하며, 이들은 정보 전달에 관여합니다. 시냅스전 신경세포의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을 합성하게 되면, 시냅스 소포(synaptic vesicle)라 불리는 막상 구조물에 저장됩니다. 활동전위가 시냅스의 말단에 도달하면 이 시냅스 소포가 세포막과 융합하며 안에 있던 신경전달물질들이 밖으로 방출됩니다. 이 신경전달물질들이 시냅스후 신경세포의 막에 있는 수용체에 붙어 신호를 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약제(Drug) - 작용제와 길항제

작용제와 길항제 / 그림출처 : Wikimedia Commons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어떠한 작용을 하는 약제(drug)는 그 역할에 따라 작용제와 길항제의 2가지 종류로 구분됩니다. 작용제(Agonist)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촉진하는 약제로 신경전달물질과 닮아, 시냅스후 신경세포의 수용체에 붙어 그와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또한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을 돕거나, 신경전달물질의 분해를 막고, 신경전달물질이 다시 시냅스전 신경세포로 돌아가 다음 뉴런에 작용을 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합니다. 길항제(Antagonist)는 이와 반대로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길항제는 신경전달물질 대신에 수용체에 결합하여 원래의 신경전달물질들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코싸인 신경생물팀]



참고문헌

[1] Reece, Urry 외 4인, Campbell Biology 9th edition, Bioscience, 2012.

[2] 강봉균, 「기억과 시냅스 가소성」, 한국뇌학회지, Vol. 1, No. 1, pp. 13-24, June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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