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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Jul 14.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인공지능(6)

[인공지능 2주차-신경생물] 4. 인간의 뇌 지도

지금까지는 컴퓨터와 인간을 비교해보며, 이 둘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경계선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새롭게 커넥톰(Connectom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인간의 커넥톰

커넥톰은 뇌 속의 뉴런들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표현해낸 뇌 지도를 뜻합니다. 이 뇌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2013년 오바마 정부는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를 출범하였고, 거시적 규모에서부터 나노 스케일의 뉴런 하나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이 지도가 완성된다면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은 물론, 뇌의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밝혀 인공지능 연구에도 활용하게 될 전망입니다.


최근에는 모델동물인 예쁜 꼬마선충(C. Elegans)의 커넥톰이 완성되었으며, 쥐 망막의 커넥톰 일부와 시각 피질 일부의 지도를 그리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의 커넥톰 [1]

하지만 고등생물일수록 뉴런의 수가 급격히 많아지고, 뉴런들의 연결을 알아낸다 하더라도 앞서 여러 글에서 설명드렸던 신경전달물질 등의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신경가소성 때문에 인간의 커넥톰을 완성하는 데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간의 뇌 속에 있는 뉴런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양도 방대합니다. 초고온, 초고압, 초고속으로 우주 최초의 입자를 연구하는 강입자 가속기(LHC)가 1년에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양은 10PB(1PB=10^15 BYTE)인데요, 우리 뇌에 존재하는 약 100조 개의 시냅스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양은 약 300EB에 상응하는 정보량입니다. 이는 무려 강입자 가속기의 데이터 처리 양의 3000배에 이를 정도의 많은 양이기 때문에 현재로써 인간의 뇌 지도를 완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오해할 수도 있는 점을 짚고 넘어가자면,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꼭 인간의 커넥톰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인공지능을 위해 반드시 인간의 신경망을 복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커넥톰을 이용한 top-down 방식이 아닌 bottom-up 방식으로 구현하더라도 강인공지능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에 대하여

이번 주 몇 편의 글에 걸쳐 뇌와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간이 컴퓨터 같기도 하고 컴퓨터가 인간이 같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분의 생각에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미래의 인공지능과 인간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인간과 컴퓨터의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미 컴퓨터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서 인간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며 의식, 감정, 윤리,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알파고가 화제가 되었을 때 네이처 저널 사설에 실린 글의 일부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코싸인 신경생물팀]


When a conventional computer tells an engineerto place a rivet or a weld in a specific place on an aircraft wing, the engineer — if he or she wishes — can lift the machine’s lid and examine the assumptions and calculations inside. That is why the rest of us are happy to fly. Intuitive machines will need more than trust: they will demand faith.  




" 기존의 컴퓨터가 엔지니어에게 항공기 날개의 특정 위치에 리벳 또는 용접물을 놓으라고 말했을 때, 엔지니어는 원한다면 기계의 뚜껑을 열고 내부의 가정과 계산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마음 놓고 비행기를 타는 이유일 것입니다. 

직관적인 기계들은 신뢰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믿음을 요구할 것입니다. "


참고문헌

[1] Mitya Chklovskii

(Etc.)

Banich, M. T. (2008년). 인지신경과학과신경심리학 (김명선, 강은주, 강연욱, 김현택옮김,2 ed.). 

서울: 시그마프레스.

최신 ICT 시사상식, 2013.12.31,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과학혁명의 이정표 제 1부 우주탄생의비밀, 빅뱅, 다큐프라임

‘Digital Intuition’, Nature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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