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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May 16.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인지과학?(2)

[첫 번째 키워드] 마음이란?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 글에서는 첫 번째 키워드인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마음]



마음? MIND?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저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구글 이미지에서 검색해보았는데요, 먼저 한글로 '마음'이라고 검색해보았습니다.


구글에서 한글로 '마음'을 검색한 결과 /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검색 결과는 주로 붉은색의 하트 모양, 그리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이라는 말을 쓸 때를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따뜻하다', '마음에 쏙 든다' 등 감정이나 정서를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영어로 'mind'라고 검색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전체적인 색감이 푸르네요. 색감도 확연히 다르지만, 하트가 많이 나왔던 우리말 검색과는 다르게 영어의 mind는 주로 인간의 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글에서 영어로 'mind'를 검색한 결과 /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이처럼 우리가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음이라고 번역되는 'mind'는 사뭇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쪽의 마음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첫 번째 키워드로 이야기할 마음은 우리말보다는 영어 mind에 가까울 것 같네요.


마음이란?

    i) 이원론과 물리주의


라파엘로 작, [아테네 학당] / 사진출처: Wikipedia


사실 마음에 대한 생각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그것이 철학의 시작이 되었죠. 물론 세상을 이루고 살아가는 존재인 인간에 대한 철학적 관심도 많았습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철학자 플라톤은 마음에 대한 고전적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플라톤과 이원론 / 원 사진출처: Lapham's Quarterly

플라톤은 몸과 마음을 서로 다른 것으로 분리하여 생각했는데요, 영혼으로서의 마음은 단순하고 신성하며 불변하는 한편, 그릇으로서의 몸은 복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썩어 없어지는 것으로 봤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몸과 마음을 분리하여 보는 이원론(dualism)의 기본적인 틀이 되었습니다.


윌리엄 부게로 작,  [천국으로 옮겨지는 영혼] / 사진출처: WikiArt

기독교에서 사람을 몸과 영혼으로 나누어 보는 관점 역시 이원론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요, 인간의 육신은 죽어 사라질지라도 영혼은 살아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렇습니다.


데카르트와 실체 이원론 / 원 사진출처: Didactic Encyclopedia & SlidePlayer

근대로 넘어와 철학자 데카르트(Descartes)는 이러한 이원론을 계승했습니다. 그는 세상이 물질적인 실체 비물질적인 실체로 구분되며, 인간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실체가 결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몸은 물질적인 실체이고, 마음은 비물질적인 실체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데카르트의 이원론을 실체 이원론(substance dualsim)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실체(substance)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서로 완전히 독립적인 두 실체라면 서로의 존재에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몸과 마음은 서로 다른 실체이므로 서로 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는 것이죠.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무언가에 물리적으로 부딪히면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또 반대로 손을 들고자 마음먹으면 물리적으로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이 분리된 이원론적 관점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몸과 마음의 관계를 심신 인과(mental causation)의 문제라고 부릅니다.


송과선 (pineal gland) / 그림출처: 네이버

데카르트는 나름대로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서로 다른 실체가 소통하는 기관이 우리 몸 안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뇌 안의 송과선 혹은 송과샘(pineal gland)라고 불리는 부분을 통해서 몸과 마음이 소통한다고 하였는데요, 이 부분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이후 송과선은 세로토닌의 영향을 받아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우리 몸의 생체 주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심신 인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원론에 대해 반대하는 물리주의(physicalism)가 등장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물리적이고(everything is physical), 마음 역시 물질적(물리적)인 것이고, 물리법칙에 따라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이것이 곧 현대 과학이 따르는 마음에 대한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리주의, "모든 것은 물리적이다" / 원 사진출처: Lipid chemisty

  과연 우리의 마음은 비물질적인 실체일까요, 아니면 몸과 마찬가지로 물질적이고 물리적인 것일까요? 우리가 오늘날 마음의 과학이라고 부르는 학문은 이러한 마음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함께 물려받았습니다.



    ii) 마음을 연구하려면?


보이지 않는 마음을 연구하려면?

사실 마음을 연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지만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데카르트와 제임스 / 사진출처: Didactic Encyclopedia & Wikiquote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까요? 앞서 나왔던 데카르트에 따르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에 접근하는 특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꽤 직관적인 앎이죠.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는 방법과는 다르게 우리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객관적인 과학의 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했는데요, 다만 그는 심리학에 정통한 사람이 내성(introspection), 즉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 봄을 통해 마음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여전히 객관적인 과학의 방식은 아닌 것 같죠.


왓슨과 스키너 / 원 사진출처: Wikipedia & Psychlopedia

이러한 비과학적인 방식에 반대했던 심리학자 존 B. 왓슨은 심리학을 행동과학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잘 아실만한 심리학자 B.F. 스키너는 행동주의 심리학을 꽃피웠습니다.

행동주의에서는 자극과 그에 대한 반응을 통해 블랙박스와 같은 마음을 추정한다. / 사진출처: Pedagogy and andragogy

행동주의에서는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봅니다.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현상과 측정 가능한 행동만을 연구하는 데 국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가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파블로프의 개 실험(왼쪽)과 스키너 상자(오른쪽) /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 Simply Psychology

유명한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서 종소리와 침 분비는 전혀 상관없는 현상이지만 먹이를 주기 전에 종소리를 들려줌으로써 개의 침 분비와 종소리는 조건화됩니다. 스키너 박스라고 불리는 상자에 들어있는 배고픈 쥐 역시 레버를 눌렀을 때 먹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되면 레버를 누르는 횟수가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처럼 행동주의에서는 인간이나 동물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알지 못해도 마음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행동 자체가 곧 마음인 것이죠. 여러분은 이 생각에 얼마나 동의하시나요? [코싸인]


참고문헌

김재권. (2000). 심리철학 (하종호, 김선희 역, 철학과 현실사, 1996. Taking Physicalism to the Limit.

이정모. (2009). 인지 과학: 학문 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성균관 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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