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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Nov 29.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의식(2)

[6주차 신경생물학팀] 2. 수면

     앞서 의식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을 드렸는데, 이번에는 의식변화의 또 다른 형태인 수면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수면이란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가역적, 반복적, 정상적으로 정지된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정의됩니다. 잠에서 우리는 저절로 깨게 된다는 점에서 가역적이며, 매일(가끔은 하루씩 건너) 자게 된다는 점에서 반복적이며, 잠을 잔다는 상태가 병이 아닌 듯 정상적으로 우리는 잠을 자게 됩니다. 현재 수면의 기능에 대해선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상태는 아닙니다만, 일반적으로 ‘회복기능’, ‘기억공고화(memory consolidation)’, ‘시냅스와 신경세포체의 통합기능’. ‘에너지 보존기능’ 등을 들고 있으며, 이 각각의 기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종에 따라 다를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종에 따라서 수면시간도 달라지는데 보통은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적게 자게 되고, 몸집이 작은 동물은 에너지 보존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자게 됩니다. 인간의 경우 기억공고화가 많이 알려져 있어 새로운 학습 후 잠을 자면, 잠을 자지 않은 경우보다 기억을 잘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 외에도 장기간 수면이 부족해지면 심혈관질환과 고혈압, 당뇨 등의 대사질환이 생기는 등 수면의 역할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다양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수면의 기능에 대해서 위에서 간략히 정리해 보았는데, 다음으로 수면의 구조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듯 수면은 크게 비렘수면(NREM;non-rapid eye movement)렘수면(REM;Rapid eye movement)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비렘수면은 수면 깊이를 기준으로 3단계로 나누게 됩니다.

[그림 1] 수면의 단계

    비렘수면은 성인에서 수면의 75% 정도를 차지하고, 깊이에 따라 3단계로 나뉘게 되며, 깊이가 깊어질수록 더욱 잠을 깨우기 어렵게 됩니다. 1단계 비렘수면에서는 알파리듬의 감소와 세타파가 특징적이며, 2단계 비렘수면에서는 K복합체와 수면방추파(Sleep spindle)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3단계 수면에서는 20%가 넘는 델타파가 특징적입니다. 주로 비렘수면기간에는 부교감신경이 우세하여 신체피로를 풀어주고 에너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뇌파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하겠습니다. 뇌파는 일반적으로 알파, 베타, 델타, 세타로 나누게 되며, 알파파는 8~13Hz 정도 되는 리듬으로서 주로 눈을 감고 있는 안정 시에 나타나는 리듬입니다. 베타파는 14Hz 이상의 리듬으로서 우리가 눈을 뜨고 활동할 때 주로 나타나는 리듬입니다. 델타파와 세타파는 7Hz 이하의 리듬으로 서파라고도 하는데 델타는 0.5~4Hz, 세타는 4~7Hz 정도의 주파수로 나타나게 됩니다. 주로 잠을 자고 있을 때 나타나는 리듬이기에, 이것이 각성기에 나타날 경우 그 부위의 뇌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20~25% 정도를 차지하고 위의 EOG(Electro Oculo graphy)에서 확인 가능한 것처럼 활발한 눈의 움직임이 특징적입니다. 이때의 근육의 긴장도는 EMG(Electromyography)에서 none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대개 이 시기에 생생한 꿈을 꾸게 되어, 이 시기에 잠을 깨게 되면 꿈을 잘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에, 이 시기가 지나서 일어날 경우 꿈에 대해 기억을 잘 못 합니다. 위의 근육긴장도 저하는 꿈을 꾸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데, 만약 근육의 긴장도가 저하되어 있지 않는다면, 꿈에서 행동하는 것처럼 잠자면서 행동하게 되며 이를 렘수면행동장애(REMsleep behavior disorder)라고 부르게 되며 파킨슨병환자의 초기증세로 나타나는 경우가 잦습니다. 주로 렘수면에서는 교감신경계가 우세하여 신체피로회복의 효과는 적으나, 정신적인 피로를 줄여주고 기억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비렘수면은 뇌의 활동이 저하되는 단계, 렘수면은 신체의 활동이 저하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잠을 자기 시작하면 먼저 1단계 비렘수면으로 시작하여 2단계, 3단계 식으로 점차 깊은 잠을 자게 된 후 다시 얕아져서 수면 시작 80~100분 정도에 렘수면을 취하게 되는데, 대략적으로 90분 주기로 이러한 것들을 반복하게 됩니다. 어릴 때는 수면주기가 45~50분으로 짧다가 점차 늘어나 10세경에 이르면 성인과 같은 주기를 갖게 되는데, 노년이 될수록 비렘수면의 3단계가 감소됩니다.


    이제 수면의 생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의 각성과 수면은 내부적인 항상성 및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과 외부의 환경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그림 2] 수면항상성의 원리

    수면항상성이란 잠을 자는 시간이 길어지면 깨어나려고 하는 욕구가 증가하며, 각성상태에 오래 있으면 수면욕구가 증가하는 내부적인 조절을 말합니다. 이러한 것은 기저앞뇌(Basal forebrain)의 아데노신(adenosine)이 관여하게 되는데, 깨어있을수록 아데노신이 증가하여 각성경로를 억제하고 시상하부의 배가쪽시각교차앞핵(VLPO)를 자극하여 수면을 취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로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많은 직장인들과 대학생의 친구인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억제하여 우리가 잠을 깨는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그림 3] 일주기리듬

    일주기리듬은 약 24시간의 주기성을 갖는 모든 생리현상을 뜻하게 됩니다. 수면각성이 대표예로서 그 외에 호흡, 혈압, 심장박동, 위장관 운동, 호르몬 분비 등의 많은 체내작용들이 일주기리듬을 따르게 됩니다. 우리 몸에서 일주기 리듬을 관장하는 곳을 생체시계(Biological clock)이라고 하는데 시상하부(Hypothalamus)의 시신경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이 바로 그곳입니다. 생체시계를 외부 24시간에 적응시키는 것을 유입(Entrainment)라고 하는데 유입을 일으키는 인자를 동기화인자(zeitgeber)라고 합니다. 동기화인자에는 빛, 어둠, 기온 같은 외부환경이 중요하고 활동, 자세, 식사, 환경, 약물, 사회규범 등도 해당합니다. 이 중 빛이 가장 중요한데, 망막으로 들어온 빛 자극은 망막시상하부로(Retinohypothalamic tract)를 따라 시신경교차상핵에 전달되어 유입이 일어납니다.

[그림 4] 일주기리듬 2

    또한 시신경교차핵의 리듬이 송과선(Pineal gland)에도 전달이 되어 멜라토닌(Melatonin)의 농도 조절에도 관여하게 되는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멜라토닌의 농도가 높을 때 잠을 자게 되고 낮을 경우 깨게 됩니다. 그렇기에 수면리듬이 헝클어졌을 경우에는 아침에 햇빛을 쬐는 게 리듬을 원상복귀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에 다룬 두 가지 주제인 의식과 수면은 아직 알려진 것도 많지 않아 글을 작성하는 제 입장에서도 상당히 조심스러웠으며, 조악한 지식의 설명 정도로 그친 듯하여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자체가 인간을 탐구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흥미를 끄는 주제이며 우리 생활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칠 주제이기에 현재 많은 투자하에 연구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초 위대한 수학자인 David hilbert가 수학 및 자연과학엔 ‘불가지(不可知)’란 없다는 말과 함께 아래의 말을 남겼습니다. 21세기 들어 생물학 및 신경과학이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서는 신경과학에 있어서도 이 말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요? [코싸인 신경생물학팀]


[그림 5] 우리는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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