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차 신경생물학팀] 1. 의식에 관하여
의식이란 무엇일까요? 위키피디아의 설명에선 의식이란 ‘넓은 뜻으로는 대상에 관한 경험과 같고, 경험 내용과 경험 작용의 주체 쌍방을 나타낸다.’고 정의하였고,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하여 인식하는 작용’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렇듯 ‘의식’이라는 것은 통일된 정의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공부하기 또한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현안에 대해서 논의를 해 나가려면 통일된 용어의 사용이 필수불가결 하기에 이번에는 필자인 제 전공인 의학에서 의식을 어떻게 논의해 나가는가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의학에 있어서 의식이란 네이버 국어사전과 비슷하게 ‘정상인이 깨어있을 때의 상태로, 자신과 주위 환경을 충분히 인식하여 외부 자극 및 검사에 합당하게 반응하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의식의 정의는 ‘깨어있는 것’과 ‘주위 환경을 인식하는 것’의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깨어 있는 것’을 각성(Alertness=Awakeness)이라고 하며, 의식의 수준(Level of consciousness)을 결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다음으로 ‘주위 환경을 인식하는 것’을 인식(Awareness)이라고 하며 의식의 내용(Contents of consciousness)을 설명하는 데 사용됩니다.
의식의 수준에 대한 결정은 주로 환자가 자극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나타내는가로 설명합니다. 주로 눈의 상태, 몸의 움직임,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15점 만점을 척도로 계산하는 글라스고 혼수 척도(Glasgow coma scale)를 바탕으로 수치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각성(Alertness) = 정상인이 깨어 있는 상태, 기면(Drowsy) = 졸려 하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 혼미(Stupor) = 자극에 대한 미약한 반응은 있으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며 자극이 멈추면 다시 수면에 빠지는 상태, 혼수(Coma)=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전혀 없는 상태로 나누게 됩니다.
의식의 여러 수준에 대해서 간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만, 여기에 더해 생리학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각성의 중추에 관해서는 1949년 Guiseppi moruzzi의 실험에 의해 뇌간의 망상체(Reticular formation)의 손상은 고양이의 각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러한 망상체가 대뇌에 활성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생각에 상행각성시스템(Ascendingarousal system)이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이 망상체는 이 그림에서 나타나듯 시각, 청각, 및 통증 등의 체감각을 통해 활성화되며 이 신호를 시상을 통해 대뇌 전반적으로 퍼지게 합니다. 이것을 통하여 우리가 아침에 밝은 빛을 보면 잠이 깨는 이유와 통증이 가해지면 벌떡 깨는 이유가 설명됩니다.
후속 연구들에 의해 위의 시스템은 이질적인 뉴런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르아드레날린 뉴런(Noradrenergicneuron)인 청반(Locus ceruleus), 세로토닌 뉴런인 봉선핵(Raphe nuclei), 콜린성 뉴런을 포함하는 각뇌교(Pedunculopontine)와 외배측 피개핵(Laterodorsal tegmental nuclei), 그리고 히스타민 뉴런인 융기유두체핵(tuberomammillary nucleus)이 그들입니다.
이들의 기능에 대해서 일일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나 주로 수면과 각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경로의 손상만으로는 각성에 있어 큰 장애를 나타내지 않는데, 이를 통해 이들의 기능이 중복된 경우가 많다고 생각이 됩니다. 노르아드레날린 및 히스타민의 자극은 각성 뇌파(EEG arousal)의 증가를 유발하며, 그렇기에 우리가 콧물이 나거나 가려울 때 먹는 항히스타민제는 수면을 유발합니다.
이 외에도 의식이 저하된 것과 비슷한 상태가 있습니다. ‘수면’과 ‘간질발작’, ‘식물인간’, ‘무운동무언증(Akinetic mutism)’, ‘감금상태(Locked in syndrome)’, ‘긴장증’, ‘뇌사’ 등이 바로 그것이지요. ‘수면’과 ‘간질발작’에 대해서는 뒤에 다루도록 하겠고, 나머지 혼수와 비슷한 상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식물인간이란 간단히 말해서 대뇌의 기능은 죽었지만, 뇌줄기의 기능이 살아있는 상태를 말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각성은 지속되지만 인식을 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눈을 뜨거나, 수면각성주기가 있고, 자세와 반사적인 사지운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할 수가 없고 지시에도 따르지 않습니다. 보통 외상에 의한 경우 12개월, 비외상성인 경우 3개월이 지난 경우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어 영구 식물상태로 됩니다만, 이 경우에도 뇌줄기의 기능은 살아 있기에 생명활동은 지속이 가능하며 그렇기에 뇌사자와 구분되어 사망자로서 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무운동무언증(Akinetic mutism)이란 의지가 없어(Abulia) 스스로 움직이려 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수면각성주기가 존재하고, 환자 본인은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자극에 대한 반응이 거의 없습니다. 대개 양쪽 전두엽 앞부분에 병터가 있을 경우 나타나게 되고, 운동과 감각 경로가 정상이기에 경직이나 경축과 같은 상위운동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징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이란 환자는 깨어 있어서 외부환경을 완벽히 인식할 수 있으나, 5번 아래의 뇌신경의 마비 및 사지마비가 발생합니다. 피질척수로(Corticospinaltract), 피질핵로(Corticobulbar tract)를 침범하는 양측 배쪽교뇌(Ventral pons)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중뇌가 보존되기에 수직안구운동과 눈 깜빡임은 가능합니다. 유명한 Case로는 ‘잠수종과 나비’라는 책을 쓴 장 도미니크 보비를 들 수 있으며, 이 분은 수직안구운동과 눈 깜빡임 만으로 책을 작성하였습니다.
긴장증(Catatonia)은 무운동무언증과 유사하게 극도로 운동성이 감소하고 반응이 없습니다만, 앉거나 설 수 있고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불편한 자세를 상당기간 유지하거나, 반복적인 동작을 보이게 됩니다. 주로 조현병의 심한 형태로서 나타나게 되며 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뇌사(Brain death)란 대뇌와 뇌줄기를 모두 포함한 광범위한 뇌손상이 비가역적으로 발생하여 어떠한 치료에도 회복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뇌사에 이르게 되면 외부 자극에 뇌가 반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호흡과 심장기능, 체온조절 등의 내부항상성을 조절하기 위한 기능도 마비되어 곧 사망하게 됩니다. 뇌사라는 개념은 심폐소생술과 생명유지치료의 발달로 심장사로 사망기간을 정하기가 어렵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된 인공적인 개념으로써, 장기이식 및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1979년 뇌사자의 신장이식수술이 성공한 뒤부터 논의가 시작되었고, 1999년에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 제정 및 이듬해 공포되어지금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뇌사는 결국 인위적으로 죽음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기에 상당히 엄격한 기준하에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코싸인 신경생물학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