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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평선 Mar 23. 2020

코로나 케이크

우리는 코로나 19 때문에 격리 중이다.

"하필 왜 오늘 제 생일일까요?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금지된 상황이라 케이크도, 선물도 받지 못한 성민(가명)이가 속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우리 기숙사에서는 생일 맞은 아이에게 같은 학년 친구들이 케이크를 사 주고 축하해 주는 전통이 있다. 그런데 외출이 금지되어 아무것도 준비할 수가 없었다.

12학년들은 졸업여행도 못 가고, 졸업식도 어찌 될지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성민이는 비운의 12학년인데 생일까지 축하다운 축하를 받지 못하게 되었니 얼마나 섭섭할까?

성민이의 친구들은 기숙사 자체적으로 열었던 깐띤(작은 매점)에 남아 있는 몬데 빵 하나와 컵라면 12개로 케이크를 만들었다.

일명 코로나 케이크!

기숙사 식구들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힘내라고 박수 쳐 주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소박한 케이크와 이렇게라도 생일파티를 준비한 친구들을 바라보는 성민이의 눈가에 살짝 이슬이 맺혔다.

"엄마랑 잠깐 통화했는데 생일 축하한다고 한마디 하시고 대학 얘기만 하셔서 너무 속상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깜짝 축하를 해 주어서 정말 감사해요"

떨리는 음성으로 하는 성민이의 표정에 진실된 감사가 묻어 있다. 겸연쩍어하던 친구들도 하나 둘 다가가서 따스한 포옹을 해준다.
나도 정성스레 카드와 봉투를 만들고 데이터 카드 한 장 넣어서 살짝 전해 주었다.

"저 이 편지 이따가 읽을게요."

성민이의 얼굴에서 조금씩 그늘이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코로나 케이크를 준비한 친구들의 따스한 마음이 함께 있으니 외롭지 않은 생일이었으리라.
작은 선물이지만 성민이의 마음에 위로와 따스함으로, 그리고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되를~^^

성민아,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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