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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파동과 비트코인의 공통점

비트코인 버블 가능성 따져보기

"보유한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마라"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보유한 주식을 검증하고, 기업의 상황이 악화되면 팔아야 한다는 피터 린치의 명언이죠.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가치에 비해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증해야 합니다. 만약 가격 거품이 형성되었다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팔아야겠죠. 


그런데 과도하게 비트코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 회의론자입니다. 이들은 흔히 비트코인을 튤립파동에 비유하곤 합니다. 가격에 심하게 거품이 형성되었으며 언젠가 튤립처럼 가격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말이죠. 이야기를 들어보면 섬뜩합니다. 튤립은 실체라도 있지, 비트코인은 실체도 없는 존재라며 가격이 0에 수렴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투자자로서는 공포심이 들만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튤립파동과 비트코인을 공통점 위주로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과연 비트코인이 튤립처럼 거품일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희소성


네덜란드에서 초기 튤립은 귀족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희귀한 튤립의 보유 여부가 부의 척도로 간주되었죠. 그러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희귀종을 찾게 됩니다.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튤립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종류입니다. 파종한 지 6-7년이 지나야 개화하죠.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더디니 결국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비트코인은 컴퓨터 기술에 능통한 괴짜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순수한 호기심과 장난기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유지되었죠. 그러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가치와 매력에 매료됩니다.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죠. 게다가 비트코인은 단기간에 공급량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암호로 구성된 문제를 풀어야 생성할 수 있는데 갈수록 문제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더디니 결국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2. 파생


튤립 시장에서는 황제튤립의 가격이 치솟아 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황제튤립은 당시 암스테르담 시내의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1,200 플로린에 거래되었죠. 마치 치솟는 파도가 모든 종류의 배를 솟구치게 하듯이, 투기열풍은 모든 종류의 튤립 가격을 치솟게 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희귀품종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튤립이 무려 400여 종이나 발생합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자 투기가 시작되었죠. 비트코인은 웬만한 외제차 한 대 값인 8천만 원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러자 온갖 종류의 코인 가격이 상승했고, 많은 개발자들이 알트코인 개발에 힘쓰게 됩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개발된 알트코인만 무려 2만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3. 투기 목적의 참여자


투기자들이 튤립의 인기에 주목한 것은 1634년 무렵으로 추정됩니다. 그들은 튤립을 재배하거나 꽃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였죠. 네덜란드에서 튤립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프랑스인들도 한몫 챙기기 위해 1634년 파리 근교와 프랑스 북부에 튤립시장을 열었습니다. 튤립투기가 국제화된 것이죠.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네덜란드인들이 '신출내기'라고 무시했던 직공과 방적공, 구두장수, 빵가게 주인, 채소장수, 농사꾼 등이었습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투기자들이 비트코인의 인기에 주목한 것은 첫 번째 반감기 이후인 2012년 무렵입니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가치나 효용성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세계 곳곳에서 거래소가 문을 엽니다. 국내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도 이 무렵 문을 열었죠. 두 번째 반감기 이후인 2016년 이후에는 대중들이 쉽게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투기 열기에 불이 붙습니다. 



이렇게 희소성, 파생, 투기 목적의 참여자가 튤립파동과 비트코인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것도 글을 쓰기 위해 억지로 찾고 찾은 결과물입니다. 또한 엄밀히 말하면 공통점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다음 글에 작성하겠지만 희소성 측면에서 다른 점이 존재하고, 파생은 비트코인 그 자체의 특성이 아니며, 투기 목적의 참여자는 가상화폐 시장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나 존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튤립파동과 비트코인의 공통점은 거의 없으며, 비트코인이 튤립처럼 완전히 거품일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글을 쓰는 중간중간에 차라리 차이점에 대해 쓰는 것이 백번은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글에는 튤립파동과 비트코인의 차이점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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