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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승인의 의미

비트코인을 이해하고 투자하자

이번 주 경제 뉴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기분 좋은 뉴스였다. 전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금, 석유처럼 실체가 있는 대상으로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간 비트코인은 허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체 없이 온라인상에서만 존재하는 전자 데이터에 불과하며, 튤립버블과 같이 언젠가 거품이 꺼질 거대한 사기일 뿐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일정 부분은 맞는 말이다. 온라인상으로 존재하는 전자 데이터가 맞으며, 과도하게 가격이 상승했다가 폭락한 적이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이 허상인가?'라는 질문에 맞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를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신뢰에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운 좋게 1달러 지폐가 있기에 꺼내보았다. 사실 그냥 종이다. 연녹색과 초록색으로 인쇄됐고 앞면에는 조지 워싱턴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촉감이 독특하지만 일반인은 구별하지 못할 수준으로 복제도 가능할 듯싶다. 그럼에도 복제한 달러는 1달러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 왜? 발행 주체가 미국(정확히는 연방준비은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1달러 지폐는 단순한 종이일 뿐이지만 미국에 대한 신뢰와 신용으로 1달러의 가치를 갖는 것이다. 즉, 화폐는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와 신용에 기초한다.


비트코인도 신뢰에 기초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중앙정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한다. 비트코인은 블록 간의 연결 체인이 늘어날수록 그 신뢰성과 투명성이 증가한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는지에 그 가치가 전적으로 달려있다. 만약 아무도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은 허상이 맞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트코인은 허상이 아닌 것이다. 즉, 비트코인은 정부가 없다 하더라도 충분한 사람들이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한 것이다. 그동안에는 이 신뢰가 약하기에 허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함으로써 드디어 허상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에 투자할만한가? 당연히 답은 YES이다. 비트코인은 희소성과 신뢰 측면에서 가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질문을 조금 바꿔서, '지금 비트코인에 투자할만한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No comment이다. 나는 가치 있는 자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점에 물리며 깨달은 것들 참고) 비트코인이 가치 있는 자산임에는 분명하지만 현재의 가격이 저렴한 가격인지를 묻는다면... 약 1년 전 2023년 비트코인 전망이라는 글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예측하며 투자계획을 세우라고 권유한 바 있다. 이때에 가격이 3500만 원이었다. 지금 5800~6000만 원 선이니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 말은 투자 시에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이 있다는 의미이다. 1억 간다는 희망적인 뉴스만 보지 말고 다시 3500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만약 3500만 원까지 떨어져도 버틸 수 있다면, 그리고 이외에 다른 유망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겠다면, 그렇다면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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