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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한 지 1년이 지났다.

23년 5월. 비트코인 투자를 주로 했던 나는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 바구니를 다각화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투자자로서 언젠가는 주식을 시작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투자의 기준은 경제적 해자와 저평가에 두었다. 워런 버핏과 데이비드 드레먼이 그리 했던 것처럼. 투자의 기준을 정하자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투자회사 CEO로서 주주총회에서 답변하는 미래가 그려졌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현실은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생초보였다. 그래서 우선 돈 천만 원을 갖고 1년 동안 시험해 보기로 했다. 혼자 살면 모를까, 처자식이 있는데 모르는 분야에 처음부터 큰돈을 투자할 수는 없었다. 과연 지난 1년 동안 투자한 천만 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았을까?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살아남았다. 아니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다.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주가 지수는 모두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S&P 500 지수는 10%, 나스닥 종합 지수는 40%, 한국의 코스피는 10% 상승했다. 다 같이 상승하는 장이었다. 즉, 죽기가 살아남기보다 어려운 시간이었다. 죽은 종목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핵심은 주식 생초보가 살아남기에 어려운 장이 아니었고, 살아남은 이유가 내 능력이 아닌 시장에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도 다시 돌아볼 필요는 있다. 경제적 해자와 저평가라는 부자들의 기준으로 무엇에 투자했는지, 반성하고 성찰할 부분은 무엇인지, 하나씩 기록하고자 한다. 


부자들의 기준을 가지고 첫 번째로 투자한 기업은 메가스터디교육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사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다. 초등부터 고등, 공무원 시험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사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매출은 고등부에서 발생하는데, 대학 입시와 관련한 강의와 기숙학원이 주요 매출원이다. 주식 생초보는 메가스터디교육에 속한 1타 강사들이 경제적 해자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사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 있는데, 1타 강사란 1등 스타강사를 뜻한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직도 자녀 교육과 입시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리고 쏟아붓는 대부분의 돈이 1타 강사에게 쏠린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탐구, 과학탐구 영역의 거의 모든 과목에서 1타 강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는 다른 사교육 업체가 따라 하기 힘든 경제적 해자라고 판단했다.


저평가 기준에도 부합했다. 투자 당시에 PER이 5로서 다른 사교육 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데이비드 드레먼이 이야기한 저PER 주, 비인기주에 해당했다. 사교육 분야를 바라보는 투자의 시선이 부정적이었다. 저출산으로 인해 더 이상의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매출은 해마다 늘고 있었다. 자녀 1인당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령인구로만 봤을 때 적어도 2028년까지는 주요 매출을 담당하는 고등학생 인구가 줄지 않았다. 


투자 시기에 있어 운도 작용했다. 윤석열 정부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잡겠다면서 사교육 업체를 감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사교육 업체가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대대적인 언론 홍보를 했다. 그러면서 메가스터디교육을 비롯한 모든 사교육 업체의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 하지만 생초보의 생각에는 사교육을 잡는 데 성공한 정권 또는 성공한 역사가 없다. 심지어 군사정권 시절인 전두환 정권 때에도 실패한 것이 사교육 잡기이다. 과외 금지 조치를 시행했으나 비밀과외가 성행했고, 훗날 정권의 2인자였던 노태우는 이를 졸속 정책이라고 인정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이상이 없는 한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낮아진 주가는 투자의 적기라고 생각되었다.


판단이 끝나자 두 달에 걸쳐서 분할 매수했고 천만 원 중 대부분의 돈을 투자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작지만 소중한 성공 경험을 안겨준 메가스터디교육

 작지만 소중한 성공 경험을 안겨주었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주가가 4만 원 중후반까지 떨어졌을 때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며 판단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란 두려움이 있었고 그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없었다. 판단을 끝내면 믿고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둘째, 적절한 매도 시기에 대한 판단이 아쉽다. 무려 40%의 수익률을 올릴 때가 있었다. 의대 증원 이슈로 인해 주가가 6만 8000원까지 뛴 것이다. 그때 팔았어야 했나는 의문을 아직도 갖고 있다. 워런 버핏이 영원히 보유할 기업을 사라고 했으니 일단은 그대로 수행하는 중이다. 하지만 매도에 대한 판단도 적절히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워런 버핏_투자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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