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기준_워렌 버핏
초보 투자자가 처음부터 좋은 자산에 투자하기란 어렵다. 좋은 자산을 고르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로 성공한 부자들의 기준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투자하지 말고 그들과 비슷하게 투자하자. 오늘은 워렌 버핏이 투자할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그의 말과 글을 토대로 알아보겠다.
내가 투자에서 하는 일은 경제적 해자로 둘러싸여 철통방어 되고 있는 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워렌 버핏
해자란 동물이나 외부인, 특히 외적으로부터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성(城)의 주위를 파 경계로 삼은 구덩이를 말한다. 방어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해자에 물을 채워 넣어 못으로 만든 경우가 많았다. 해자로 인해 적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경제적 해자란 무엇일까? 경제적 해자란 워런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기업을 경쟁사들로부터 보호하는 독점적인 기업 경쟁력을 의미한다. 즉, 성을 둘러싼 해자처럼 기업을 경쟁사로부터 지켜주는 경쟁력을 의미한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종목을 유심히 살펴보자. 운용자산의 40% 이상을 애플과 코카콜라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독점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서 그 분야의 1위 기업이다. 코카콜라는 글로벌 무알콜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가치 순위 중 8위(23년 기준)에 올라 있는 기업이다. 정말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이 아닐 수 없다.(영원한 라이벌 펩시는 35위) 애플의 경우는 더 대단하다. 기술과 예술의 합작품, 아이폰을 내세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브랜드 가치 순위는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좋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특히나 주목할 점은 브랜드 파워이다. 무형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는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이다. 경쟁자가 제품의 품질은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어도 브랜드의 이미지까지 따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제품의 품질이 비슷하면 되었지 브랜드가 무슨 상관이냐고 되물을 수 있겠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는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제품의 품질이 비슷하면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고르기 때문이다. 콜라 시장에서 펩시는 코카콜라를 이기지 못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애플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드 파워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은 가격인상을 선도한다. 가격을 올려도 브랜드에 충성스러운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카콜라가 펩시보다, 아이폰이 갤럭시폰보다 비싸다. 이는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수량을 판매한다면 비싸게 판매한 기업의 이익이 더 많다. 때문에 브랜드 파워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된다.
이처럼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독점적인 기업 경쟁력, 즉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이 워렌 버핏의 투자 기준이다. 그리고 기준을 만족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 워렌 버핏의 일이다. 경제적 해자에는 브랜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환비용, 네트워크 효과, 원가 우위 등 여러 가지가 있다.(팻 도시가 집필한 '경제적 해자' 참고)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도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이 보인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다면 단순히 우량주라는 이유만으로, 지금 급등하는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하지 말자.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을 찾아 5년 뒤, 10년 뒤에도 경쟁자의 도전을 물리치며 견고히 성을 지킬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자.
좋은 기업을 합리적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형편없는 기업을 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보다 낫다.
-워렌 버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