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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 네시 Dec 30. 2023

연말인데, 글 한편 정도는 괜찮잖아?

거 글쓰기 딱~ 좋은 날씨네

1년 만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게. 

그 사이 변화가 좀 있던 것 같다. 브런치도 브랜드명을 '브런치스토리'로 바꿨고, 나도 1살 더 먹어간다.

근무했던 곳에서도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은행 특성상 지점에 3년 정도 있으면 옮겨야 하는데, 그 시기가 다가오는 것이다. 집에서 자차 운전으로 1시간 가까이 떨어진 곳을 매일 달리다, 10분 내외의 거리로 옮겨서 행복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또 옮겨야 한다니..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왜 기대 반이냐 묻는다면, 이번 인사 시즌에는 내가 능동적으로 지역 이동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내가 나고 자랐던 서울로 다시 가고자 신청을 했는데..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인데,


1. 당분간 주말부부를 해야 한다. 지방에 있다가 서울로 발령난 직원들이 지낼 수 있는 기숙사 같은 곳이 있는데, 대부분 자리가 없다고 한다. 운좋게 자리가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오피스텔이라도 잡아서 살다가, 나중에 전세든 매매(가능할까 ㄷㄷ)를 구하려고 한다. 어쨌든 그때까지, 주말부부를 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꽤나 외롭고 지칠 듯 하다.


2. 거주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위에서 얘기했지만 기숙사를 들어가면 합방(?)도 불가하고, 원룸을 구해도 불안정한 건 마찬가지니 장기적 관점에서 아파트 전세나 매매를 해야 하는데 지방 아파트를 매매하고 서울 집을 사는 게 쉽지 않다. 특히나 출퇴근이 편한 곳으로 가려면 더욱 가격이 높아지니 말이다. 


3. 지방 신도시의 쾌적함을 누릴 수 없다. 어차피 선택의 문제라는 건 알지만, 5년 넘게 살아본 경험이 쉽게 지워지진 않을 것 같다. 조용하고 깨끗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곳에서 지내다, 복잡하고 바쁜 서울로의 이동을 생각하면 조금은 가슴이 답답하다. 



그럼에도 서울로 발령 신청을 낸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원을 지원했고, 합격해버렸다. 서울에서 2년동안 회사 다니면서 야간대학원을 다녀야 한다, 꼼짝없이. 왜 그런 짓(?)을 했냐고? 커리어를 더 쌓고 싶어서. 한번 태어난 인생,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이직이 쉽지 않은 내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도전이랄까? 한때는 부푼 꿈과 열정을 갖고 당장 퇴사를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든가, 창업을 해보겠다든가 하는 말을 내뱉었지만 그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준비 없이 했다가 큰코 다친다는 걸 모르고 했던 소리라 지금은 입을 싹 닫았다. (물론 지금도 그러고 싶..)


어찌 됐든, 일은 저질렀고 곧 인사발령이 다가온다. 거진 10년만의 서울 복귀인데 설레면서도 두렵다. 과연 내년의 나의 직장생활은 어떻게 될까? 학업은? 글쓰기는? 지금 걱정해봐야 다 의미 없겠지만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다. 그럴 땐 어젯밤 비연예인 최초로 MBC연예대상을 수상한 '기안84'님의 명언을 되새겨본다. 


"태어난 김에, 후회없이, 행복하게 살아보자."


*사진: UnsplashAaron Bu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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