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을 때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적부터 나는 잔병치레도 많았고 다친 적도 많았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4살 때쯤 홍역에 걸려 밤새 악몽에 시달린 적이 있고, 실내 자전거에 타서 놀다가 옆으로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손톱인지 발톱인지가 빠진 적도 있었다.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부모님이 매우 놀라셨던 기억이 난다. 나도 당연히 충격을 먹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기억하는 거겠지만. 오죽했으면 홍역 걸렸을 때 시달린 악몽이 지금도 생각난다. "Dobby is Free!"를 외치던 해리포터의 '도비'보다 얼굴이 10배는 더 큰 놈 너댓 마리가 내 주변을 맴돌던 꿈. 어린 마음에 그렇게 생긴 생명체들이 꽤나 무서웠나 보다.
지금과 원인은 다르지만 두통도 자주 왔다. 어린 나이에 뭔 두통이 그렇게 자주 왔는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비염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오죽했으면 어머니가 '코찍찍이'라며 핀잔을 주셨으니 말이다. 한참을 고생하다 결국 '대학 입시'에 차질이 생길까봐 고2 겨울방학 때 비염 수술을 받기까지 했다. 완치가 된 것은 아니지만, 수술 전에는 겨울마다 코로 숨쉬기가 버거울 정도였으나 지금은 살만한 걸 보면 경과가 꽤 괜찮은 편이다. 외출했다가 실내에 들어갈 때마다 휴지를 찾던 내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 이젠 그러지 않아도 돼서 한결 낫다.
운동신경이 부족해서인지, 놀다가 자주 다쳤다. 운동 자체를 좋아해서 많이 뛰놀긴 했지만 내 목표와 실제 퍼포먼스는 항상 갭이 컸다. 체력장에서 상위 점수를 받는 아이들을 항상 부러워했다. 그렇지만 노력은 그만큼 하지 않았다. 승부욕도 적당히, 끈기도 적당히 보유한 '적당러er'여서 그랬을까? 굳이 잘하는 애들을 따라잡으려고 기를 쓰면서 얼굴 붉히기가 싫었다. 아마 다툼이나 갈등을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탓이었을 수도 있다. 운동능력은 '자신과의 싸움'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릴 때는 남들과의 비교나 관계 형성이 멘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뇌피셜) 나는 '나의 성장'보다 남들과 어울릴 수 있는 정도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만족했다.
이런 성향 탓에, 좋아하는 운동이든 취미든 실력 향상을 위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적은 거의 없었다.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과, 때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도 운동이란 매개체를 통해 그 시간을 즐기는 데에만 몰두했다. 앞서 말했듯 그러면서도 나의 욕심은 줄지 않았기에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그리고 사고는 꼭 그럴 때 일어났다. 나의 왼손목과 왼발목은 그런 때 부상을 입었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참 질긴 인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손목은 축구할 때, 발목은 농구할 때 다쳤다. 둘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다쳤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 후유증을 남기는 데 한 몫 했다. 거기에다 나의 무지함이 겹쳐 회복 후 재활을 제대로, 꾸준히 하지 않았기에 지금껏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대한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얼만큼의 농도로 재활을 해야 얼만큼 개선이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살다가는, 좋아하는 춤은 커녕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을만큼 상태가 나빠질 수 있으니 말이다.
남들보다 조금 긴 기럭지를 갖고 태어난 탓인지, 대부분의 가구나 옷, 사무용품 등이 내 몸에 맞지 않는다. 그걸 억지로 맞추면서 생활하다 보니 더 악화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의자나 책상, 컴퓨터 모니터 높이까지 신경을 쓴다. 그래도 회사의 경우 일괄적으로 제작되는 환경에서 일해야 하다 보니 개선하기 쉽지가 않다. 일하는 도중에 계속 자세도 신경 써야 하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해야 하지만, 손님을 계속 받아야 하는 업무 특성상 그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일하는 환경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개선하고, 일하는 도중 생각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해야 하며, 그 이외의 시간에는 무조건 내 몸을 낫게 할 수 있는 습관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오랜 기간 하지 않았던 재활을 시작했고, 여러 날의 시도 끝에 새벽 시간에 운동을 하게 됐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시간에 홀로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을 한 뒤 샤워를 마치면 개운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이 루틴, 참 좋다. 아직 몸이 적응하는 데에 시간은 더 필요하지만 이 패턴이 정착된다면 나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 같은 기대가 든다. 일찍 일어나니, 밤에 잠도 잘 온다. 걱정할 것은 이제 딱 하나다. 나와 수다 떠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 와이프의 슬픔.. 흑..
건강해져서 같이 운동하자. 내가 더 잘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