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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 네시 Jul 08. 2020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으세요?

되세요 그럼!

  벌써 한달도 더 지난 일이 됐다. SNS에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게 꺼려져서 N사의 블로그에서만 글을 쓰던 나는 어느덧 작가가 되는 일에 대한 동경심을 조금씩 갖게 됐다. 버킷리스트에 항상 끼는 것 중 하나가 '작가 되기(또는 책 출간하기)'였지만 사실 강렬하게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글쓰기 플랫폼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브런치'였다.


 지인들 중에 브런치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없는 듯 했다. 다만 내가 좋아하고 따르던 멘토 같은 분이 브런치에 글을 계속 업로드하는 걸 보며 '아, 저런 플랫폼도 있구나. 신기하네?'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분의 글을 읽으러 들어올 때만 접속했던 곳이지만, 뭔가 깔끔한 UI가 내 머릿속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듯 했다. 그래서 [한달] 커뮤니티에서 이 '브런치' 플랫폼을 사용하는 글쓰기도 진행한다는 걸 알았을 때 무척 반가웠다. 나도 언젠가 도전해보리란 마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환경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작가가 되는 일은 내게 멀어보이는 일이었고,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도 없었다. 무엇보다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건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라 뭔가 제대로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었다. 그렇게 기존에 쓰던 블로그에만 글을 쓰고,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하며 지내던 지난 5월, 귀인이 나타났다. 그는 나에게 개인 톡으로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바로 브런치 작가 신청하시죠."


 상남자 같았다. 그의 박력있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뉘앙스의 제안에 나도 모르게 노트북 앞에 앉아 브런치에 접속을 했다. 작가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하니, 자기소개를 하라고 뜬다. '자소서 썼던 게 9년 전인데..'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런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그는 단호했다. "000자 이내로 쓰시면 돼요. 어렵지 않아요. 다 쓰시면 좀 봐드릴게요." 나는 또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타다다닥, 타다닥, 탁탁. 타다닥.."


 1시간이 좀 지났을까, 구어체, 문어체, 행춤체 등이 섞인 알 수 없는 글이 그의 날카로운 눈에 의해 다듬어져 갔고 미리 써놓았던 블로그 글들 중 몇 개를 추려 함께 업로드하며 작가 신청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뭔가 뿌듯한 마음이 단전에서부터(?) 올라왔다. 이전까지는, '에이, 내가 뭐 글 써놓은 것도 없고. 작가 된다고 쓸만한 주제가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한데. 그냥 나중에 글이나 서평 더 많이 쓴 다음에 지원하지 뭐.'라는 마음으로 미루고 있었다. 근데 막상 지원하고 나니, 벌써 큰 과업 하나를 수행한 느낌이 들면서 자기효능감이 확 올라갔다. 


 " 2~3일 뒤면 아마 결과가 나올 거에요. 축하드립니다, 행춤 작가님."


 이 사람 뭐지.. 예지력이라도 있는 건가..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근데 안믿으면 어쩔거고, 믿으면 또 어떤가? 잘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도 손해볼 게 전혀 없다. 그래서 3일을 기다렸고, 결국 난 한 방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됐다.


"오........... 대박............ 소오름.......!!!"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그가 요청한 대로 1빠로(?) 합격 소식을 알렸다. 2빠로 아내에게 알렸다. (ㅎㅎ)


나 "(붙었다는 내용을 캡쳐한 사진)"

그분 "(역시 난 똑똑해!라는 뜻의 이모티콘)"


 그렇다. 그는 능력자였다. 나는 그 후로 브런치에 계속 글을 쓰고 있고, 어설프지만 작가 흉내를 내며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진짜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매우 즐겁다. 이 글도 즉흥적으로 쓰게 되긴 했지만, 누군가에겐 조그마한 도움이 되길 빌면서 적어가고 있다. 하루에 1개씩 글을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 다소 버겁기도 하지만, 꾸준히 글 쓰는 감각을 익히는 데는 매우 좋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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