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방치하면 겪게 되는 현실
날씨가 쥑여주는 토요일 오전이다. 요즘 가장 핫한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자랑스러운 신곡 'Dynamite'를 들으며 도로 위를 달려가는 우리 부부. 200km를 가까이 달려 우리의 아픈 몸을 회복시켜줄 은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동네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아내가, 추천받은 곳으로 장소를 옮기게 된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장거리를 뛰어야 해서 시간과 비용, 노력이 더 들지만 효과는 정말 좋았기에 나들이 가는 셈 치고 다녀오고 있다.
아내의 회복을 지켜보던 나는 내 몸의 상태도 그녀 못지 않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함께 치료를 받고 싶었다. 그러나 비용, 장소, 시간 등등 여러 문제로 나의 본격적인 치료는 상태가 많이 안좋았던 아내의 회복 이후로 미뤘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의 상태는 좋아지기는 커녕 나빠졌다, 원상복구 됐다가를 반복할 뿐이었고, 심지어 원상복구된 게 맞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의 상태였다. 나는 점점 지푸라기를 잡고 싶어졌다.
지푸라기는 아니고, 튼튼한 동아줄 같은 치료사 분이 계시니, 더 이상 비용이나 다른 문제를 신경쓰지 말고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자고 결심했다. 혼자서 유튜브 등을 보며 운동을 계속 하니, 현재 내 몸상태를 정확히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무리하지도 않은 동작인데...) 결과가 몸에 쌓이고 있었다. 언뜻 보기엔 근육이 성장하는 듯 해보였지만 불안정한 관절은 계속 압박되고 있었고, 통증은 계속 몸의 구석구석으로 전이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아내와 동반 치료를 제대로 받기로 결심했다.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내의 재활을 지켜보면서 나도 오래도록 방치했던 나의 부상 부위를 치료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함께 동네 병원을 다니며 도수치료를 꾸준히 받았는데, 사실 큰 효과는 없었다. 나름 일하는 환경도 개선했었고, 치료사 분이 조언해주는 것들을 잘 지킨다고 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 몸 상태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다시 의욕을 잃어가던 즈음 지금의 치료사 분을 만나게 됐고 희망을 다시 찾게 되었다. 무엇보다 장기간 치료 받아도 쉽게 좋아지지 않던 아내의 몸 상태를 단기간에 눈에 띄게 개선해주었고, 환자에게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도 훌륭해보였다. 배우자인 내게 무료 진단도 써비스(?)해주었고, 덕분에 나도 반해서 치료받게 되었으니, 영업 마인드도 훌륭한 것으로 보인다. 하하.
제대로 치료 받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니, 집중력도 올라갔다. 아내 옆에서 서비스로, 덤으로 배울 때는 무료여서 그랬는지, 마음이 간절하지 않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의 집중력은 최상이었다. 치료사 선생님에게 직접 치료받은 것도 아니고,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는 신입 선생님이 이끌어줬는데도, 나의 퍼포먼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역시, 그 선생의 그 제자인 듯 한다.
예전에 같은 동작을 했을 땐 내가 봐도 정말 뻣뻣했다. 동작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진도도 잘 나가지 않았기에 만족도가 높진 않았었다. 동작을 설명해주는 영상도 직접 찍으셔서 공유해주셨지만, 그걸 보고 집에서 따라한들 잘 될리 만무했다. 역시 이틀 딱 해보고 포기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동안 그 동작들을 한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신력' 덕분인지 곧잘 따라하게 됐다. 중간중간 잘 안되는 부분은 바로 질문을 해서 수정하고 몸에 익히게끔 하니, 진도도 잘 나갔다.
문제는 나의 저질 몸 상태였다. 무리하게 스쿼트를 한 탓에 안그래도 불안정한 무릎에 더 부담을 준 듯 했고, 치료를 위한 동작 중 무릎을 쓰는 동작은 통증으로 인해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우선 가장 문제인 '짧아진 햄스트링 늘려주기'부터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가 개선이 되어야 그 다음 스텝으로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단 진단이 나왔고, 나는 이제 먼 길을 돌아갈 필요가 없어졌다. 열심히 진단에 맞춰 스트레칭해주면 되는 것이다. (세부적인 것들은 영업 비밀)
나 못지 않게 오늘의 치료를 매우 호되게 받은 아내도 무척 힘들어했다. 코로나 때문에 치료를 받으러 자주 못온 탓에 진도가 느려 아내의 회복이 잠시 더뎠지만, 올 때마다 매우 상태가 호전되는 걸 보니 점점 안심이 된다. 이젠 오히려 내가 더 걱정이 되고 있는 지경이다. 욕심 내지 말고 내가 해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최선만 다해야겠다. 그래야 서로에게 부담이 아닌 도움이 될 수 있게 성장할 테니까.
"우선 두툼한 요가 매트부터 좀 사고, 다음 치료때까지 제대로 홈트하자! Let's rock and 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