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stretch? No!

스트레칭이 한 사람을 살린다.

by 오후 네시

초등학교 4학년,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태권도를 배웠던 시기였다. 운동신경은 별로 없지만 운동 자체는 좋아했던 나는 태권도도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역시 잘 맞지 않아 금방 그만뒀었다. 학교 방과후 활동이었는데, 아는 친구들 앞에서 잘 못하는 내 실력을 계속 보여주는 게 부끄러웠던 것 같기도 하다. 어릴 때도 허우대는 멀쩡한 편이었기에 주변의 시선은 항상 '넌 운동 잘할거 같아'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난 그 기대를 저버리곤 했다.


요즘엔 필라테스, 요가 등이 발달해서 스트레칭하고 다리 찢는 걸 심심찮게 접할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다리 찢는 건 태권도장 가서만 배울 수 있는 줄 알았던 나였다. 운동은 둘째치고, 유연성이 그다지 좋지 않아 의욕이 더 꺾였던 것 같다. '체력장'을 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내 손가락 끝으로 발가락을 잡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쉽지 않은 동작이지만 못한다고 해서 부끄럽진 않다. 근데, 남들에게 부끄러운 건 둘째치고 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아.... 아악...!!"


계속 나아지지 않는 무릎 통증 때문에 아내와 동반 치료를 결심하게 된 나는 정식으로 치료 받게 된 첫날부터 식은땀을 흘렸다. 내 몸을 이리저리 진단해주던 치료사 선생님은 무릎 관절이 돌아가 있는 것도 지적하셨고(헐...) 통증의 가장 큰 원인은 짧아진 다리 뒷근육이라고 하셨다. 종아리부터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까지 죄다 짧아져서 다리를 쓸 때 무릎 주변 근육들도 가동범위가 줄어서 무릎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굳어있는 다리 근육들을 마사지할 때 극심한 통증이 있었는데, 혼자서 깨작깨작 스트레칭하고 마사지했던 건 그냥 애들 장난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안 풀리지.. 그 와중에 스쿼트까지 계속 했으니 근육은 더욱 팽창, 수축했을 것이고.. 이래서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한 것이리라.


스트레칭 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법을 몇가지 알려주셨는데, 어떤 것들은 잘 되지만 어떤 동작들은 무릎에 살짝 무리가 오는 것들도 있었다. 그건 좀 더 나중에 하기로 하고(병아리반 탈피하고) 우선 뒷근육 늘려주는 스트레칭과 쉬운 동작에 집중하기로 했다. 근데 그것만 해도 상당히 땀이 나고 다리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확 들었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는구나를 새삼 또 느겼다. 그것도 잘, 좋은 스승 밑에서 말이다.





Photo by andrew donovan valdivia on unsplash.jpg Photo by andrew donovan valdivia on unsplash, 폼롤러 마사지는 천국과 지옥이다.

집에서 몇번 시도했던 동작들이긴 하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하니 엄한 곳들이 불편하고 아팠었다. 그래서 지속하지 못하고 엉뚱한 운동들에만 눈을 돌렸었는데, 다시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니 든든한 마음이 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집안의 환경이 '홈트레이닝'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인데 결국 아이도 없는 집에 '유아용 매트'를 대형으로 구입해버렸다! 이제 원없이 굴러다니면서 홈트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생일 선물 겸 구입을 허락해준 아내에게 감사를!


배송이 늦어져 내일 도착할 예정이지만, 이미 내 상상속에는 바닥에 푹신한 매트가 깔려있었고 열심히 스트레칭과 운동을 오늘도 해냈다(?). 이정도 딱딱함이야, 이틀도 더 버틸 수 있어! 라는 마음이었지만 아쉽게도 하루만에 끝나버릴 예정이다. 내일부터는 장비도 갖추게 됐으니 핑계 따윈 없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이번엔 기필코 통증 탈출이다. 그리고 다시 나만의 취미인 '춤튜브'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스트레칭으로 기적을 만들어내겠다.

기다려라, B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