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커리어발견 day05
현재 커리어를 벗어나고 싶어서 커리어발견을 시작한 나이지만, 현 직장에서의 능력 개발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당장 그만둘 것도 아니고, 이 곳에서의 배움은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회사 생활을 자꾸 떠올리면 머리가 아프지만, 커리어발견을 위해 잠시 생각해본다.
공동1위. 공감능력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가장 핵심적인 능력으로 공감능력과 학습능력(아래)을 꼽을 수 있겠다.
특히 서비스업종의 경우 AI가 100% 대체하기 힘든 점이 바로 인간의 공감능력이기에, 은행원들은 마치 기계가 일하는 것처럼 딱딱하게 일했다가는 상사와 고객으로부터 불만을 동시에 듣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 이는 나를 정말 지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나를 강하게 훈련시키는 환경이기도 하다. 내가 만약 개인사업, 창업을 한다면 CS 능력은 물론 직원들과의 소통 능력이 매우 중요할텐데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장을 마주할 고객과 직원들의 심정을 상상해보면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도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도와주고 싶고 공감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돌아서 나가는 뒷통수에 500원짜리 동전 뭉치를 던져버리고 싶은 욕구가 머리끝까지 뻗치게 하는 *JS를 만날 때도 있다.
(*Jin Sang)
어찌 됐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직원과 함께 일하는 건 정말 곤욕스럽다. 나는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도 잘 곱씹어봐야겠다.
공동1위. 학습능력
공동 1위에 올릴만큼 중요한 능력, 바로 학습능력이다. 뼈저리게 내가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매우 다양한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은행원의 삶에 솔직히 지쳐가고 있다. 퇴사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대기업인 만큼 업무 매뉴얼이 잘 돼있는 편이지만, 실시간으로 민원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핵심 단어를 골라 매뉴얼을 검색, 빠르게 읽고 이해한 내용을 다시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해결해줘야 한다. 거기에다 하루에도 십수개씩 올라오는 공문들을 읽고 사소한 듯 사소하지 않은 변경사항들을 숙지해야 하며, 영업시간(16시)이 끝난 후 업무를 보다가 종종 열리는 화상강의를 통해 새로운 시황, 캠페인, 전략상품 등의 정보를 습득하기까지 해야 한다. 그러면서 주 40시간도 지켜야 하니.. 이건 참..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AI처럼 습득해야 소화할 수 있을 양이랄까..
그래도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기반지식이 늘고 습득하는 속도도 빨라지기 마련이니 꾸준함과 인내를 갖고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으니 학습의지가 생기지 않는 게 문제다. 정말 큰 문제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 필요한 역량을 쓰는 게 이번 주제인데, 이렇게 넋두리하고 있는 것도 문제고. 하하.
은행일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간에 학습능력은 중요한 요쇼니, 기본값으로 생각하자. 다만 동기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좀 더 고민해보자.
3위. 문제해결능력(일종의 순발력, 기지)
문제해결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해결해야 돈을 벌테니까. 이건 단순히 공부를 한다고 해서 배양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라 생각한다. 경험, 시간의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시간이 가는대로 살다 보면 절로 쌓이는 능력도 아니다. 의식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축적되는 '찐 경험'의 집합체가 바로 '문제해결능력'이라고 본다. 경력은 벌써 9년차이지만, 경험해본 업무의 폭은 아직 좁다. 다른 직무를 경험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그 직무를 바로 포기했었다.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볼 생각이다. 그 때보다는 성장한 것도 있고, 시야가 조금은 더 넓어진 덕에 생긴 여유랄까. (그래도 녹록지 않은 업무인 건 변함없음)
은행도 세부적으로 업무가 많이 나뉘어있기 때문에 충분히 새로운 도전을 해볼만 하다. 다만 준비하려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고, 그 시간 투자가 아깝다는 생각에 도전을 하지 않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결국 내가 문제)
4위. 적응 능력
은행은 보통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이상 근무를 하면 근무지 변경을 해야 한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다는 것 때문에 인사발령을 낸다. 그래서 매 인사발령 시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기대를 하거나 두려워한다. 지금의 근무 환경이 좋으면 더 있고 싶어하고, 또라이 질량 보존 법칙을 지켜주는 누군가와 함께 근무하는 중이라면 당장 발령이 나길 원할 것이다.
인사발령이 주기적으로 있고 직무 변경도 소소하게 있다 보니 은행원들은 계속해서 변화에 적응을 해야 한다. 3년 정도면 업무 환경과 방문 고객의 성향에 적응해서 딱 편해질 타이밍인데, 그걸 한번에 다 뒤집는다고 생각해보라.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크다. 그래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얼추 적응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어찌 됐든 주기적으로 변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다 보니 은행원들은 기본적으로 마음속에 '적응'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사는 듯 하다. 이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큰 스트레스가 되겠지만, 긍정적 측면을 보고 삶에 플러스 요인으로 생각하면(다양한 지역에서 살아보기, 안좋은 생활습관 바꾸기, 다양한 사람과 친해지기 등) 꽤 괜찮은 요소가 된다. 이런 경험도 쌓이면 나중에 다른 직종에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Photo by Nina Mercado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