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거 잘 하잖아. 그거 해 그냥.

한달커리어발견 day06

by 오후 네시


Q1. 당신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강점(Strength)이란 한 가지 일을 완벽에 가까울 만큼 일관되게 처리하는 능력이다. 어떤 능력을 강점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반복해서, 만족해야 하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서 자신이 맡은 모든 역할에서 강점을 지닐 필요는 없다. 누구나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약점을 고치는 것이 아닌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다."

by <강점 혁명> 마커스 버킹엄


위에서 말하는 강점이 나에게도 있나?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회사에서의 강점(완벽에 가깝고 일관성 있게 처리하는 능력)이 확 떠오르진 않는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책임감 정도? 하지만 그 책임감도 점점 누적되어가는 피로도 때문에 혼자 끌어안고 가기보다는 짐을 내려놓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서 뭔가 강점이라고 하긴 애매해졌다. 그렇다고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가는 건 또 아니지만.


회사 외적으로, 나의 일상에서 강점을 찾아보자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는 걸 즐겨했다. 단순히 막춤을 추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무대'를 꾸며서 사람들 앞에 선보이는 걸 즐겼다. 어떤 행사가 열리면 그 행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어울리는 컨셉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선까지 연출하는 게 적정한지 미리 주최 측에 물어보고 무대를 구상한다. 인원이 필요하면 섭외도 하고(외부 인사가 아니라 내부 인원 중 적합한 사람-말 잘 듣는 사람 ㅋㅋ) 치열한 고민 끝에 노래를 선곡한다. 선곡이 끝나면 참고할 영상을 선별한다. 안무, 무대 연출을 참고할 만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 유튜브가 생기기 전에는 안무 영상을 구하는 게 정말 어려웠지만(어릴 적에는 '가요 톱10' 녹화한 테이프를 수십 번 돌려봤다) 이젠 뭐, 껌이다. 몸이 잘 안따라주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연습하지 않을 뿐. (어디 좋은 멍석 없나..)


이렇게 준비를 하면서 의상도 구하고(대부분 장롱 속 옛날 옷까지 찾아내어 해결하거나 지인에게 빌릴 때도 있다) 실제 공연할 장소에 들러 작은 리허설도 해본다. 그리고 무대에 서는 당일, 떨리고 부끄럽고 설레며 즐거운 마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무사히 공연을 마친다. 처음 무대를 구상할 시점부터 무대가 끝나고 사람들의 환호를 들을 때까지(진짜 환호 맞나?) 모든 순간이 즐겁다. 물론 고통스러운 구간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순전히 좋아서 시작하는 일이고, 안무를 연습하는 과정, 나아지는 모습, 무대와 의상을 고르는 과정, 무대를 상상하는 과정 모두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들이라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고통보다 보상이 훨씬 큰 일이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돈 받고 전문적인 공연을 연출해본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소모임, 동아리 등에서 하는 행사에서 해낸 경험들이라 실상은 그리 멋진 결과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주변에 나처럼 하는 사람이 잘 없는 걸 보면, 강점이라 해볼만 하다는 판단에 글로 적어본다. 뭔가 한 단어로 정의하기 애매하지만, 그래도 표현해보자면..


연출력? 기획력? 표현력?


내면에 있는 흥, 개그 본능, 춤에 대한 열정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이 '공연'이었으니, 연출, 표현 등의 키워드랑 조금 연결되는 느낌이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 때도 재미를 느끼는 걸 보면(특히 춤 영상, 성대모사 영상) 맞아들어가는 듯 하다. 그래, 나의 강점은 '표현력'이다. (더 좋은 표현 있으시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ㅎㅎ)




Q2. 당신은 매일 강점을 발휘하며 살고 있나요?


직업의 특성상 전문가 포스를 뿜뿜하며 신뢰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나의 흥 발산을 함부로 할 순 없다. 실제로 일하면서 텐션이 올라가는 나 자신을 억제할 때가 종종 있다. 회사에서는 아예 표현 자체를 자제하려고 하기 때문에 흥이 오르는 빈도가 적지만 가끔 텐션 강한 손님을 만나거나, 흥이 나는 휴대폰 벨소리(특히 트로트나 뽕짝), 컬러링 등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들썩이는 내 몸을 발견한다. 하지만 나는 그걸 자제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편견이었음 좋겠다) 조금 괴롭다. 그래서 퇴근 후 유튜브로 그걸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채널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 체력적 문제 때문에 휴지기를 거치고 있지만 말이다.




Q3. 당신의 성장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성장에 대한 욕구가 많다. 그래서 계속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강의를 듣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다. 처음엔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 호기심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힘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나니, 꾸준히 하게 만드는 환경설정을 잘 해야 한다는 목표도 생겼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사람에 대한 갈증이다. 아내를 만나 삶의 중심이 가족(아내)으로 많이 옮겨졌지만 여전히 내 성향은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을 즐긴다. 그러다 보니 자꾸 발전적인 모임에 나가서 나를 자극하고 싶어 한다. 혼자 있으면 휴식도 되지만 또 너무 처지는 경향이 있는데 적절하게 이런 모임을 가져줘야 다시 동기부여가 된다.


혼자만의 시간은 꼭 필요하지만, 혼자서만 뭔가를 계속 하는 건 날 지치게 한다. 인싸와 아싸의 생활을 적절하게 해줘야 하는 놈인 것 같다, 나는.




Q4. 당신은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2번 질문에서 답했듯이, 회사에서는 거의 활용을 못한다. 다만 업무 외적으로는 가끔 발산하곤 하는데, 요즘엔 회식도 자주 안하고 친목 모임도 잘 나가지 않기 때문에 발산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다. 그래서 가끔 소수가 모여 회의를 할 때나 티 타임을 가질 때 정도만 개그를 시전하곤 한다. 반응은 별로지만. (진정한 아재가 되어가나)


회사에서 못하니, 집에서 한다. 유튜브와 브런치, 블로그 등에서 내 색깔을 담아내고자 노력한다. 논리적 글쓰기, 정제된 글쓰기는 내 성향과 많이 다르다. 그래서 그냥 편하게, 주욱 써내려가는 편이다. 그렇게 조금씩 표현해가고 있는데, 아직은 양껏 발산하지는 못한 느낌이다. 이직, 창업, 투자 등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하다 보니 자기만족에 가깝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긴 어려워 보이는 '표현하는' 취미 생활은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계속 반복하다 보니 좀 알 것 같다.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생기고 있다. 경제적 자유를 빨리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피폐하게 산다면 나의 이 소중한 시간이 너무 고갈되는 느낌일 것 같다. 조금 느리더라도, 나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나아가고 싶다. 그래야 아내에게도 행복한 시간들을 선물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에게도 마찬가지고.



*Photo by Karsten Winegear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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