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커리어발견 day08
인간의 상상력 덕에 우리 인류는 이렇게 긴 시간동안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 상상력 덕에 매일 멍 때리는 시간이 길어지곤 한다. 꿈도 참 많이 꾸는데,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원래 다 그런건지 궁금해진다. 좋게 말해서 상상력이 풍부한 것이지, 해야할 일을 하다 말고 다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나의 이런 단점을 이제는 잘 인식하고 있어서, 생각에 빠지다가 의식을 하는 순간 바로 빠져나오려 노력한다. 내가 쓰는 글들만 봐도 그런 내 성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의식의 흐름대로 주우욱 써내려가는 중이니까 말이다. ㅎㅎ
Q1.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시중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물론 그 자리가 언제까지 갈진 모르겠지만, 20년 가까이 그 자리를 지켜온 만큼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거대한 조직 안에서 내가 담당하는 일은 개인고객(직장인, 개인사업자, 주부, 학생 등)이 은행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다. 대출, 예금, 투자, 환전, 송금, 카드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주고,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풀어준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대출 관련 업무인데, 다른 대부분의 업무는 점차 자동화가 되고 있어 AI나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일을 직접 창구에서 처리하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지점으로 직접 내점하는 손님이 많이 줄긴 했지만, 그만큼 업무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줄었고, 빨라진 업무만큼 더 많은 실적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Q2. 미래에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최근 행내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5년 전에 비해 지점에서 일어나는 예금관련(계좌신규 등) 업무는 25%, 부수업무(공과금 등) 22%, 대출업무의 7% 정도가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곧 5년 뒤면 대략 25%의 업무가 추가적으로 온라인화(비대면화)되고 지점이 아닌 본점 업무로 이관될 거라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게 된다. 창구에서 해야 할 업무가 줄어든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그렇다고 해서 바로 인원을 감축한다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현재의 비효율적인 인력배치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지점의 형태, 영업 형태, 대고객 서비스도 많이 변화할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거대 후발주자들이 들어와서 판을 뒤흔들 것이다. 이미 싸움은 시작되었지만.
결국 기존 은행에 다니는 직원들은, 좀더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고, 특히 디지털관련 역량과 비대면 홍보와 마케팅 역량을 기르는 것도 살아남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한테 물어보면 웬만한 답변은 다 들을 수 있는 시대에서, 전문 역량이 없다면 누가 인간에게 상담을 받으려고 할까? 기계가 풀어주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공감능력'만 갖고는 역부족일 것으로 본다.
Q3. 다가올 변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우선, 기업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를 경험해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내 성향상 개인 고객, 특히 콧대 높은 고자산 고객들과 부대끼며 금융컨설팅을 하는 것은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기업 담당인데, 사실 이 쪽도 만만하지 않다. 예전같진 않지만 술과 함께 하는 영업과 접대도 있을 것이고(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다) 다른 직무에 비해 야근도 많으며, 어떻게 보면 고자산 고객보다 더 심한 갑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업 재무 분석이나 대출 심사(신용평가), 무역 관련 업무를 하다 보면 훗날 내가 사업을 할때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지원하고 싶어졌다. 실제로 인력도 많이 부족해 계속 지원을 받고 있기에, 지원하기엔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우선 필요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고, 순차적으로 행내 기업 업무 관련 연수를 수강할 계획이다. 번외로, 마케팅이나 디지털 관련 본부 부서에도 지원해보고 싶은데, 이건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 서울로 가야 해서 조금 고민이다. 주말부부는 하고 싶지 않기에 아내의 이직(?)도 같이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ㅎㅎ
좀 더 넓게, 비현실적으로 상상해보려 했는데 뭔가 지금 일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적다 보니 너무 현실적이고 당장의 앞만을 바라보는 내용만 쓴 것 같아 아쉽다. 컨디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계를 짓지 말고 더 넓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Photo by Drew Beam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