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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콬콬 Mar 13. 2016

밤의 노래

이것은 時가 아니다


갑작스럽게

바람이나 안개

비나 눈이

비명같은 내 오랜 기도를  듣고 있다는 

그의 휘파람처럼 나타난다면 

나는 이 어둔 밤

안개에 뒤덮이고 싶다


눈을 뜨고 저 희부연 몸속으로 

주저하지 않으며 들어가겠다

적막한 허공으로 손을 뻗어 

안개를 휘젓지 않고

짚을만한 나무 기둥 찾아 

서성대지 않으며


저 하얀 어둠 

그 속으로

조용히 걸어갈테다


이미 안개 속에 

천 개의 눈물방울이 숨었으니

내 어둠은 

어느새 하얗다


몸통마저 창백한 하얀 새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허공을 직선으로 가르며 내려와

내 서늘한 뒷목을 콱 찍고는

다시 나무 둥치위로 날아간다


하얀 새는 

답장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 지도를

발끝에 떨어뜨리고는

경멸한다. 

내 투명한 목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를 

어쩌면 사랑이었을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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