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닌 지 4년이 지나자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어깨와 팔의 신경이 눌려서 손가락이 저리기 시작했고, 구부정한 자세로 인한 허리 통증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작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몸이 참 많이 망가졌구나 싶었다.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고 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았다. 토요일에 한의원을 가거나 물리치료를 받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아프다고 해서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 삶을 살아내면서 나는 문득 서럽고 그리고 자주 슬퍼졌다. 회사를 꼭 다녀야 하는 것 일까? 회사 그만두고 조금 쉬면 안 될까? 하는 물음들이 새벽마다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혔다.
나의 일상은 깊고 차가운 물속에서 숨을 참고 버티는 것만 같았다. 숨을 쉬려고 발버둥 치면 코와 입 안으로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견딜 수 없는 공포가 와르르 쏟아지는 삶. 하지만 그렇게 숨을 참는다고 내가 죽지 않는 것은 아닌데 미련하게 늘 한계치까지 숨을 참으며 그 순간들을 견뎠다. 지금까지 참았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수면 위로 떠오르기에는 내가 보지 못한 풍경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기기에 참는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믿었다.
그렇게 오늘도 거래처에 무례한 소리를 잔뜩 듣고 머리가 멍해졌다.
"너는 내 비위 하나 못 맞추면서 무슨 회사 생활을 한다는 거지? 내가 너의 고객이니까 넌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하고 늘 웃으면서 이야기해야 해."
폭력적인 말투와 단어들의 조합을 듣는 것이 지겹고, 실적 압박이 버겁고 그럼에도 참아야 하는 내 삶의 자리가 막막하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자아실현이 도대체 뭘까? 우리는 아니 나는 그런 물음을 가지고 회사에 출근을 하고 있는 것 일까? 이곳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다닌다면 난 언제까지 이렇게 행복하지 않게 살아야 하는 것 일까.
회사를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다. 행복해지고 싶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 싶고, 나를 위해 시간을 조금 더 많이 쓰고 싶다.
긴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어느 금요일 저녁 퇴사를 고민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