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울푸드 떡볶이

by 튼튼한 토마토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떡볶이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떡볶이는 나의 소울푸드이다. 매콤한 양념이 가득 배어있는 당면 떡볶이, 뒷골이 아플 정도로 매운 떡볶이, 사랑하는 치즈가 가득 들어있는 치즈 떡볶이. 그 무엇 하나 싫어하는 종류가 없다. 떡볶이는 짜고 맵고 달콤한 탄수화물의 완벽한 조화의 결과라고 감히 말해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도 떡볶이요 데이트할 때 가장 자주 먹는 음식도 떡볶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조금 웃는다. 그만큼 난 떡볶이를 좋아한다.

몇 년 전 남자 친구와 처음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무리를 했다. 근사하고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우리는 제법 비싼 식당을 예약했다. 고백하자면 우리는 그런 고급 식당에서 밥을 처음 먹어봤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아름답게 꾸며진 음식들을 먹으며 우리는 조금 당황했다. 물론 맛있기는 했으나 몹시 어색했으며 어딘가 불편했다. (심지어 나는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덜 익힌 랍스터를 먹고 목이 간지러웠다. 바보같이 먹을 당시에는 랍스터도 갑각류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지금 그때 먹은 음식이 어떤 맛이었는지 떠올리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조용한 공간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 행복했고 좋았지만 그때 이후로 우리는 굳이 그런 장소를 찾지 않는다.

퇴사를 하고 난 뒤 나는 더더욱 나의 소울푸드 떡볶이가 더 좋아졌다. 소울푸드가 한우, 전복, 랍스터 같은 것들이 아니라서 내 입맛에 감사한다. 만약 소울푸드가 한우였다면 고정수입이 없는 나는 한우를 먹지 못해 더욱 슬프지 않았을까. 음식으로 위로받지 못해 슬퍼지는 날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떡볶이는 다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도 떡볶이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그게 떡볶이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사실 일상의 행복에는 큰돈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오늘의 나는 떡볶이만큼의 행복만 있으면 즐겁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저녁은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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