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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샘추위 Jul 14. 2022

저는 알코올중독자의 딸입니다.

27 퇴원을 요구하는 알코올 중독자의 자세

#병원에 있는 게 무척 괴롭다.

(본인의 괴로움 토로.... 가족들은 수천 배 수만 배 더 괴롭습니다)


#나는 입원하겠다고 한 적이 없으니 퇴원시켜라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제 발로 걸어가셨습니다)


#너 그렇게 하는 거 잘 못된 거다.

(아빠는 제게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으십니다)


#나는 다 나았다

(일시적인 컨디션 회복일 뿐입니다)


#지긋지긋해서 나는 술을 쳐다보지도 않을 테다

(제가 아빠께 평생 들은 최고의 거짓말입니다)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

 (이젠 정말 실망스럽군요)


하루에 적게는 2~3번,

많게는 7~8번 끈질긴 전화가 온다.

환갑도 안됐는데 귀가 먹어서 잘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끊임없이 퇴원요구만 한다.


나 또한 매일 수십 번 고민한다

아빠의 전화를 받을까 말까?

전화를 받으면 틀림없이 퇴원요구만 하실 테고

어르고 달래고 설득하고 애원해봐도

통하지 않을 것은 뻔한 일...

괜한 기싸움에 감정 상하고 기운만 빠진다.

차라리 전화를 받지 말자

지레 포기하고 두 손 두 발 다 들 때까지.

그렇게 조금 더 버텨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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